CD롬 타이틀의 유통체계가 「총판」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자체 매장을 운영하는 중소타이틀유통사들은 그동안 제품구색을 갖추고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백에서 수십카피단위로구매해온 행태에서 벗어나,제품의 전체판매를 한 유통사가 책임지는 총판위주의 유통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소량으로 다품종을 취급하는 판매방식이 홍보나 재고관리에 도움을 주지 못할뿐 아니라 총판계약을 맺고 공급받는 가격에 비해 비쌀수 밖에 없어 치열한 가격경쟁에 뒤처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때문.특히 타이틀유통과 함께 자체제작을 병행하고 있는 명제,아리수미디어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명제는 자체 제작한 CD롬타이틀과 함께 총판계약을 맺은 타이틀의 판촉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그동안 소규모로 취급해 왔던 타사제품의 유통을 최대한 줄여나갈 방침이다.총판계약을 체결하지않은 타이틀의 유통은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적고 관리비용이나 재고부담이커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자체 진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 명제의 한관계자는 『통신 판매용이나 매장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몇십카피단위의 제품을 취급하겠지만 소비자의 제품주문에 따른 최소한의 수량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수 미디어도 최근 총판체제의 영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내년부터 통신판매용을 제외한수입 타이틀과 협력사나 자체제작 제품만을 유통하는 형태로 타이틀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수미디어의 이건범 사장은 『기존 타이틀 유통관행인 바터제(상품간의 교환방식)를 줄이기 위해 유통사간에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들어 현금이나 어음으로 결재해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이외에도 많은 유통사들이 총판형태의 타이틀 유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타이틀 유통을 하고 있는 한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육용 타이틀 유통사가 적게는 2억에서많게는 7억원까지의 악성 재고를 안고 있다』며 『이제는 구색보다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총판제품위주의 홍보나 영업을 중점 추진하게 될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또한 세진컴퓨터가 최근 유통사를 대상으로 조치한 타이틀 반품사태는 총판체제를 더욱 가속화시키 데 한몫을 할것으로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작사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국내 타이틀시장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군이 제공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총판체제는 시장성이 불투명한 제품의 시장진입을 막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제작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안내 타이틀을 제작했던 한 제작사는 『힘들여 제작한 제품이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유통사를 선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