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디스플레이(LCD)의 핵심 제조장비인 스테퍼(노광장비)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삼성항공(대표 이대원)은 지난 3년간 30여명의 연구인력과 70억원의 자금을 투입, 일본 니콘산 장비보다 광효율이 2배에 이르 생산성이 높은 LCD용 노광장비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LCD용 스테퍼란 유리기판 위에 빛을 쪼여 액정을 구동하기 위한 박막트랜지스터(TFT)의 회로패턴을 형성시켜 주는 광학장비로 그동안 일본의 니콘, 캐논과 미국의 MRS사 등 3사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납품실적은 니콘과 캐논 양사밖에 없는 고난도 기술이다.
특히 삼성항공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최대 플레이트 노광면적이 550x750mm로 LCD업계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제3기 라인에 바로 채용할 수 있는 장비여서 수입대체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50x650mm 크기의 유리기판을 채용하는 제3기 LCD라인에 도입되는 스테퍼는 일본 니콘산 제품이 대당 3백50만 달러 정도로 보통 1개 라인당 5내지 7대 정도가 설치되기 때문에 내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만 총 15대 정도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를 모두 국산화할 경우 총 4백2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항공은 이 제품의 자체시험결과 10.4인치 TFT LCD를 분당 40매까지 생산할 수 있어 니콘산 장비보다 생산성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성남에 30억원을 들여 클린룸을 완공, 이 제품의 공정시험에 들어갔으며 내년 1월부터는 국내업계의 협조를 얻어 실제 LCD생산라인에 적용한 다음 97년 상반기 중에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책임자인 고덕용 삼성항공 정밀기기연구소 산업기기팀 수석연구원은 『LCD용 스테퍼는 메모리용에 비해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1회 노광면적이 훨씬 넓어 메모리용 스테퍼 메이커들도 생산에 애로를 겪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하고 『삼성항공은 설계에서부터 조립, 평가기술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대면적화 추세에 있는 기판 크기에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업계 및 학계에서는 삼성항공이 LCD뿐 아니라 반도체,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 PCB(인쇄회로기판)등 응용 분야가 많은 핵심장비인 스테퍼의 기초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장비산업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