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시스템시장 50%씩 성장..2000년 270억弗 전망

상품화 단계에 들어선 세계 음성인식시스템 시장이 오는 2000년까지 연 평균 50%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컴퓨터업계와 언어학, 심리학 등 산학연의 공동보조를 통한 음성인식 기술개발과 상품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음성인식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권위기관인 미국 TMA어소시에이츠가 최근 발표한 시장 동향에 따르면 음성인식시스템시장은 지난해 25억 달러에서 올해 50억 달러로 성장한 데 이어 내년에는 9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TMA는 또 오는 2000년에는 2백7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이 이처럼 전망이 밝은 것은 기술의 발달과 컴퓨팅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문자와 영상 데이터 외에 음성명령과 음성대화 등 제3의 데이터를 수용하려는 사용자 요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인 광운대 컴퓨터공학과 김순협교수는 음성인식에 대해 『음성 속에 내재돼 있는 언어의 의미를 자동 추출하여 정보화하는 것으로 간단히 말해 음성 정보를 기계가 이해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음성인식시스템이란 따라서 음성의미를 추출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음성인식시스템 기술은 음성의 형태나 화자의 수에 따라 패턴매칭, 확률적 방법, 신경망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패턴매칭은 음성의 특징을 기준화된 패턴과 비교하는 것이고 확률적 방법은 음성의 발생 과정을 상태화하는 방식이다. 또 신경망 방법은 5세대컴퓨터의 인공신경 회로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음성인식시스템 기술의 세계 동향을 보면 미국의 경우 지난 70년대초 「SUR」라는 음성이해 연구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메시지의 이해, 자연어 학습 및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기계번역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5천단어 이내에서 화자종속(훈련된 화자에 의해 테스트하는 것) 인식률이 95%에 이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역시 70년대부터 제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의 하나로 자동통역전화(ATI)프로젝트가 자동통역연구소(ATR)에 의해 추진되고 있고 회화체 인식 맨머신인터페이스 프로젝트가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음성인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정보기술 이니셔티브(ITI)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프랑스에서는 국립중앙연구소(CNRS)에 의해 휴먼-머신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독일에서는 시멘스 등 기업이 일본 ATR와 공동으로 자동통역전화를 개발중이다.

국내에서는 80년대초부터 음성인식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세계적 추세인 하이브리드 패턴인식 방법을 도입한 연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패턴은 비슷한 신호끼리의 천이도와 신호의 특성을 인식하는 HMM방식에다 뇌의 구조 및 동작원리를 바탕으로 사람의 인지능력을 모방하는 NN방식을 혼합한 것이다.

김순협 교수는 『음성인식시스템 기술개발동향이 90년 중반 이후 소프트웨어화되고 그 처리 결과가 데이터화되고 있으며 하드웨어 역시 전용시스템에서 PC 등 범용컴퓨터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금세기말부터 음성인식시스템의 상품화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95년을 전후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볼랜드, AT&T, TI, 필립스 등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여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향후 전망에 대해 음성인식시스템이 이른 시일에 이동전화와 개인휴대용컴퓨터(PDA)는 물론 인터넷 등에까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김순협 교수는 오는 7일과 8일 한국정보기술원이 서울 여의도호텔에서 개최하는 음성인식응용기술 적용방안 세미나에서 자신의 연구결과인 「음성처리 연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