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두산전자 해외진출 초미의 관심사

최근 대덕산업, 새한전자, 청주전자, LG전자 등 주요 단면PCB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최대의 페놀원판업체인 두산전자의 해외진출이 또 다시 PCB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일단 두산측이 지난해 박용곤 두산그룹회장의 중국진출 시사를 계기로 중국, 멕시코, 동남아 등으로 해외진출을 다각도로 검토,이제는 어느정도의 감을 잡았을 것이란 점에서 조만간 두산의 해외진출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지 않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

그간 원판업계 해외진출의 최대 관건이었던 국내 PCB업체들의 해외생산도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는 것도 두산 해외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대목. 실제로 두산 페놀원판 내수판매의 40%이상을 커버하는 대덕산업이 올초에 필리핀에 진출한 것을 비롯,새한전자(멕시코), 태일정밀(중국), LG전자, 청주전자 등이 이미 해외생산을 가시화했거나 추진중이다.

여기에 페놀원판시장이 극도로 침체를 보임에 따라 두산전자가 새로 설립한 익산공장으로 생산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만약 익산공장이 완전 정상가동되면 현재 두산 페놀원판생산량의 60% 이상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기존 구미공장의 반자동라인의 효용가치는 떨어지고 결국 이를 해외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실제로 두산은 익산공장설립 계획 당시 합작선인 미국얼라이드시그널가 약속했던 페놀원판 사업이전 약속이 지연,기대했던 직수출이 어려워져 익산공장의 추가 생산분만큼을 어떤식으로든 해외서 소화해야할 형편이었다.

이처럼 분위기가 성숙된 것은 분명하지만 두산이 해외진출을 성사시키기 까지는 여전히 몇가지 딜레마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원판산업이 대형 장치산업으로서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낮아 대량 수요를 동반하지 않는 한 해외생산의 장점이 PCB나 다른 부품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이다.

또 어렵게 해외로 나간다 해도 세계 곳곳에 기반을 확보한 마쓰시타, 히타치, 스미토모 등 일본의 페놀원판 빅3와 경쟁한다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동박,수지 등 원판생산에 필수적으로 따라가는 기초 원자재 수급도 문제다.

특히 골칫거리는 수요처인 단면 PCB업계의 해외생산 계획이 전혀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현재 페놀원판 해외진출의 최소 경제단위라는 월20만장을 담보할 곳은 없다. 다만 새한전자 멕시코공장만이 장기적으로 단면 4개라인,총 2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 하지만 내년까지는 월 5~6만장에 불과할 전망이고 목표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시점이 언제쯤일지는 예측 불가능하다.

두산측은 이 때문에 PCB업체와,원자재업체들을 한데 묶은 동반진출을 내심 바라는 눈치다.최대 경쟁국인 일본 역시 「스미토모-CMK」식 동반진출 유형이 의외로 많다.

더욱이 이같은 해외 공동진출은 PCB업계와 원판업계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는 이점도 있어 두산이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단독진출보다는 전략적 제휴를 통한 동반진출쪽으로 기울지 않겠냐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