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표된 2차지역민방 사업자선정은 1차민방 선정과정과 달리 의외의 결과는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이번 2차민방사업자 선정에는 인천, 울산, 대전, 전주, 수원 등 각 대상지역마다 대기업과 신흥 중견기업 등이 경합, 결과가 주목됐던 데다 공보처 고위관계자들이 의외의 결과 가능성을 언급해, 선정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변을 전제로 한 각종 설이 난무했던 상황.
인천의 경우 사업계획서 제출 이전부터 유력사업자로 거론됐던 동양화학이 끝까지 선두를 고수했고 울산, 전주, 청주에서도 처음부터 유력설이 나돌았던 주리원백화점, 세풍, 뉴맥스가 무난히 민방에 입성.
이번 민방심사에서 가장 특징적인 사항은 민방사업에 가장 열성을 보였던 신흥 중견기업들에 대한 평가절하.
울산의 대원기공, 전주의 하림, 청주 신호페이퍼, 인천의 동양기전 등 각 지역의 신흥 중견기업들은 막판까지 선정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심사결과는 해당자들이 불쾌하게 여길 정도로 낮은 점수를 받아 주목.
울산지역 대원기공의 경우 컨소시엄구성과 사업계획서 내용에서 다크호스란 평가를 방송가로부터 받아왔고 청문심사도 무난하게 통과, 한때 유력설이 나돌았으나 서류심사에서는 1위인 주리원에 1백20점이 뒤처지는 3위를, 청문은 주리원에 이어 2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임.
전주지역의 하림도 컨소시엄 구성이 탄탄했던 데다 김홍국 실사주가 양계가공 및 판매사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어서 의외의 결과가 예상됐으나 심사결과는 서류와 청문 모두 쌍방울에도 밀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청주지역의 경우 최근 M&A를 통해 급부상 중인 신호그룹이 청주로 본사로 옮기는 등 막판까지 뉴맥스를 위협했으나 역전에는 실패. 특히 신호그룹 이순국 회장의 형이 소유하고 있는 우방그룹도 지난 1차 대구지역 민방사업자 선정에서 청구에 밀려 탈락한 전례가 있어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더하기도.
인천의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던 동양기전도 컨소시엄 구성 및 청문심사에서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선정설이 나돌았으나 서류 및 청문심사결과 모두 동양화학, 대한제당에 밀리는 3위를 기록.
수원FM에서도 네덜란드 필립스사로부터 적자기업을 인수, 흑자로 반전시켰던 필코전자와 최근 벤처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는 건인의 사업자선정여부가 주목을 끌었으나 각각 3위와 4위에 그쳤다.
신흥기업의 부진 못지 않게 지역상공인 연합 컨소시엄의 최종 성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판명. 이번 민방심사에서는 청주와 수원FM의 경우 지역상공인을 대표하는 컨소시엄이 참여해 주목을 끌었으나 심사결과는 꼴찌로 나타나 향후 컨소시엄 구성에 참고 사례가 될 듯.
청주에서는 지역 상공회의소가 공청회 등을 개최하며 단일 컨소시엄 및 지역연고 컨소시엄을 제창하는 등 뉴맥스와 신호페이퍼를 긴장케했으나 지역상공인들이 주주로 참여한 덕일건설의 심사결과는 뉴맥스와 신호페이퍼에 크게 뒤지는 점수로 마감.
수원FM의 경우도 세화가 지역상공인을 대거 컨소시엄 구성주주로 영입, 세를 과시했으나 서류심사와 청문 모두 최악의 점수를 받아 6개 참여업체 중 꼴찌를 기록.
이번 민방사업자 선정에서는 민방사업 참여자 못지 않게 회계법인들의 부상과 몰락도 눈길.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둔 업체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이 회사는 1차 민방심사에서도 부산 한창과 대구 청구의 컨설팅업체로 참여, 사업자선정이란 대어를 낚은데 이어 2차 민방에서도 인천의 동양화학, 울산의 주리원, 청주의 신호페이퍼 컨설팅에 참여, 동양화학과 주리원백화점을 당선시키는 성적을 거둠.
전주지역 민방사업자로 선정된 세풍의 컨설팅업체인 서우합동회계사무소도 삼일회계법인에서 분가한 업체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으며 산동회계법인은 수원FM의 천지산업으로 겨우 명맥을 이었다.
안건회계법인은 대한제당, 대원기공, 뉴맥스를 컨설팅했으나 뉴맥스만이 사지에서 벗어났고 쌍방울, 동양기전, 한국프랜지, 서진산업을 컨설팅했던 세종합동회계사무소는 참여업체들이 모두 탈락하는 불운을 겪기도.
3달여 동안 진행된 민방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주무부처인 공보처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정이 한때 구설수로 부상.
가장 먼저 문제됐던 사항은 7월 초 관보에 게재됐던 공보처의 민방사업자공고로 이 내용에 따르면 송파케이블TV의 최대주주였던 대한제당의 참여자격이 없었으나 이후 「증자 실권」이란 절차를 밟아가며 사업계획서를 제출. 이로 인해 당시 대한제당의 사업계획서를 접수 받은 공보처의 의중과 대한제당의 잠재역량에 대해 루머가 집중되기도.
또한 청문심사 주대상인 실사주에 대한 공보처의 개념정의에서도 참여업체들이 혼란을 초래. 동양화학의 경우 지분상으로는 이회림 명예회장이 최대주주였으나 청문회에서는 2대주주인 이수영 회장이 참여했고 수원FM사업자로 선정된 천지산업도 지분상으로는 김종성 회장이 최대주주이나 청문심사에서는 실제인 김종영 사장이 참석.
이에 반해 한국프랜지, 세풍, 쌍방울의 청문심사에서는 고령의 실사주들이 참석, 제대로 된 답변을 못했고 전주의 거성건설 심사에서는 대학 3년생인 조용호 이사(24)가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실제 경영자인 모친 강현자씨를 대신해 청문심사에 참석해 취재기자들의 눈을 의심케 하기도 했었다.
<조영호,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