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이 이달 중순부터 직거래처 5천여점과 대리점을 통해 거래하는 전국 약 12만개 슈퍼마켓의 체인망을 활용하는 대규모 영상물유통(소비자 직판)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임에 따라 관련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제당은 오는 18일부터 전국 12만개점의 슈퍼마켓에 비디오를 보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음반, CD롬, 게임 등 모든 영상관련 타이틀의 소비자직판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곧 새로운 전담사업부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제당은 우선 월트디즈니 한국지사와 비디오공급계약을 체결, 오는 29일 「토이스토리(Toy Story)」의 출시에 맞춰 비디오 직접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인데 한 점포당 월 1백50만원 정도의 판매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오는 98년부터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자체제작 비디오를 이같은 유통망을 통해 보급하는 등 명실상부한 영상물 기획, 제작, 유통회사로 거듭난다는 전략을 마련, 이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제일제당은 음반사업부를 법인체로 독립시키고 멀티플렉스극장(복합 영화상영관) 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이번에 영상물 유통시장에 뛰어드는 등 영상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발빠른 움직임을보이고 있어 앞으로 경쟁대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상물 유통은 기획, 제작관련사업의 주도권을 이미 대기업에 넘겨준 영상소프트웨어 업계들의 마지막 보루였다』면서 『이번 제일제당의 영상물 유통진출이 경쟁 대기업들의 잇따른 신규진출 및 투자를 자극, 영세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