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식쓰레기가 환경문제로 떠오르면서 가전업체들이 가정용 음식쓰레기처리기 상품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상품기획부서나 일선 연구원들은 기술 및 사업성 측면과 관련해선 한결같이 신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난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악취문제이다. 음식쓰레기처리기는 크게 가열건조방식과 미생물 발효방식으로 나뉘는데 두가지 방식의 제품 모두 악취문제를 안고 있다.〈도표 참조〉
가전업체의 가정용 음식쓰레기 처리기 연구진들은 『가정용 음식쓰레기 처리기는 대부분 주방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 실내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음식쓰레기를 분해, 퇴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가 사용자에게 거부감을 줄 정도로 심하다』고 말하고 있다.
음식쓰레기처리기를 이미 가정용으로 상품화한 일본의 가전업체들도 역시 이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활성탄, 오존 등을 사용, 다양한 탈취장치를 채용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한가지 기술적인 문제로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기존의 일본제품을 참고서로 활용하고 있으나 음식문화가 일본과 달라 궁극적으로 한국실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음식에 국물과 소금기가 많은 특징은 일본제품과는 다른 알고리즘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사업성 측면에서는 제품 가격을 얼마나 현실화하느냐가 열쇠로 대두되고 있다. 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이 제품을 1백50만원안팎에 출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에 부딪쳤으며 그후 이 시장에 진출한 가전업체들이 크게 늘어 현재 보급형 제품 가격은 60만∼70만원에 형성돼 있다.
내년 초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인 대우전자는 소비자가격을 50만원 안팎으로 책정할 방침이나 수요 저변을 확대시키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기술및 사업성 측면외에도 음식쓰레기 처리기는 기존 가전제품과 달리 사용자가 제품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 특성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환경마인드를 염두에 둘 때 환경관련제품에 대해 낙관론만을 제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덧붙였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