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대한 소개부터 안내,주문,결제까지 손님을 위해 알아서 준비하고 움직이는 식당서비스. 지금 식당가에 지능형 바람이 불고 있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자 그 자리에서 이를 핸디터미널에 입력시키는 종업원.주방이나 계산대로 주문한 음식이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 외치지도 않는다.식당에는 떠들썩한 외침대신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종업원들은 말없이 그저 분주하기만 하다.
3번 테이블에 햄버거 스테이크 2개,5번 테이블에 어니언링과 콜라1잔.
종업원의 핸디터미널에 입력된 음식들은 곧 주방과 계산대의 터미널로 전달,프린트된다.손님이 음식을 주문한 시점과 불과 몇 초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핸디터미널에 부착돼 있는 원적외선 센서를 통해 종업원이 입력한 음식내역이 주방과 계산대로 즉시 전달됐기 때문이다.
음식점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게시된다.주방장 특선요리로는 어떤 것이 있고 가격은 얼마며 모양은...
찾아가는 길도 인터넷에 소개돼 있다.소비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가는 길이 홈페이지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희망사항에 그치고 말았던 이같은 지능형 서비스들이 요즘 식당가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화제다.
대형식당들 중 이같은 지능형 시스템을 채용하는 업체들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소규모 음식점들도 이 시스템의 채용여부를 적극 검토하는 등 식당가에 변화가 일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보기조차 어려웠던 지능형 식당들의 모습을 이제 국내에서 발견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식당가에 이처럼 지능형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첨단시스템과 서비스로 무장한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들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국내에 새로 상륙하는 업체들은 물론 기존의 외국계 레스토랑들도 지능형 시스템과 서비스를 채용,점포확대를 가속화시킴에 따라 식당가에 변화를 몰고 온 것.
전세계 1천3백여개 매장을 두고 있는 미국계 패밀리레스토랑 「데니스」는 변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패스트푸드 전문점 「버거킹」으로 알려진 일경식품이 수입,지난 94년 12월 청담동에 첫모습을 드러낸 데니스는 주방과 바,계산대를 핸디터미널과 연결시켜 신속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문을 연 삼성점과 청담점 역시 핸디터미널로 연결된 시스템과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는 곧 다른 외국계 레스토랑들로 확산됐다.
제일제당에서 운영하는 「스카이락」 전지점이 이 시스템을 채용한 것을 비롯해 아시안스타의 「T.G.I. 프라이데이」,대농의 「코코스」 등 외국계 레스토랑들도 지능형 시스템을 전지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중 T, G, I, 프라이데이는 지난 4월부터 인터넷에 한글 홈페이지(http://www.cybernet.co.kr/tgif)까지 개설,상품 및 서비스,매장의 위치 등에 대한 안내까지 곁들이고 있다.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들 뿐 아니라 올해들어서는 국내 음식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주)나산의 한국음식 체인점 「어울목」을 비롯,대형 한식전문점들 뿐 아니라 10평 미만의 소규모 점포에서도 핸디터미널에 손님의 주문을 입력시키는 경우가 잦은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
국내 음식점에 불고있는 지능형 바람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지난 4월 초간편 식당주문시스템 「독도」를 개발한 인우시스템(대표 김태순).
이 회사가 개발한 독도는 핸디터미널을 이용해 식당의 재고,원가,고객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고가의 외산장비들이 판치던 이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이 시스템의 경우 한글 소프트웨어를 채용한 것을 비롯해 한국식당들의 상황에 맞게 시스템의 변용이 가능하고 기본 사양에 대한 제품 가격도 외산의 절반 수준인 4백만원대로 낮았던 것.
인우시스템의 독도는 대규모 음식점들을 비롯해 전국 1백여개 음식점에 설치된 상태다.
핸디터미널을 활용한 시스템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회사홍보와 안내를 하는 음식점도 늘고 있는데 샤브샤브 전문점 「진상」이 대표적.
「진상」은 인터넷에 한글,영문,일어버전의 홈페이지(http://jinsang.com)를 만들어 손님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홈페이지에 담겨진 내용은 매장의 위치지도부터 음식들의 종류,가격,모양 및 유래까지 모든 것.
미국 등에서 보여지듯 인터넷을 통해 음식을 주문,배달하는 형태의 서비스는 아직 선보이지 않고 있으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알기에는 훌륭하다.
핸디터미널이나 인터넷을 활용하는 등 이처럼 식당가에 지능형 바람이 부는 것은 이들이 일의 처리속도를 단축시킬 뿐 아니라 손님에 대한 서비스와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시스템의 장점을 인식하는 음식점들도 증가하는데다 저가의 고성능 시스템의 개발도 촉진되고 있어 식당가의 지능형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