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10%향상 운동 특집] 전자업계도 참여열기 뜨겁다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열풍처럼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인과의 오찬회동에서 최근의 경기부진 현상을 타개하고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경쟁력 10% 향상운동」을 제창한 이후 각 정부부처를 비롯해 재계, 금융계, 사회단체 등 사회 전분야에서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기부진 현상이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돼 왔으나 반도체 등주력 상품의 수출부진이 계속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예상밖으로 확대추세를 보이는 등 최근의 우리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경쟁력 10% 향상운동은 정부나 기업은 물론 국민도 적극 동참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지난달 9일 금리인하, 각종 규제 철폐, 물류비의 획기적 개선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10%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는데 정부의 이같은 처방은 현재 경제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일시적인 치유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새로운 시각에서 개선책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경제불황 타개를 위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정부가 제창한 10% 경쟁력 향상운동은 단기적으로는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운동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으로 이제 본격 실현될 선진국 진입과 함께 2000년대초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실현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운동인 것이다.

정부도 달라졌다 정부에서는 이에 따라 정부부문에서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실천방안을 마련, 추진하는 동시에 민간의 경쟁력향상 노력에 대한 지원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 추진키로 한 것도 이런 점에서 당연하다 하겠다.

재정경제원은 민간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근로자 파견제 도입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여성 및 고령자 활용확대를 위한 여건조성으로 인건비 절감을 유도하고 금융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또 불합리한 토지이용 규제를 완화해 공장용지 부담을 줄이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으로 물류비를 10% 절감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각종 규제완화 조치를 적극 단행하는 한편 생산성 10% 향상을 위해 1백 운동 등 대대적인 생산성 향상 캠페인을 전개하고, 생산성본부의 기능과 역할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경영혁신 지표를 개발해 경영혁신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금융, 세제, 토지 등에 대한 혜택을 부여해 민간기업들의 동참을 적극 유도해 나가기로 하는 등 정부의 경쟁력 10% 향상운동을 강도 높게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경제단체들의 적극적인 동참 선언도 관심사항이다. 전경련은 기업의 원가 및 비용의 10% 줄이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대기업 임원의 보수를 동결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호응하기로 결의하고 나섰다.

특히 전경련은 지난달 15일 50대 그룹 기조실 운영위원회를 열고 원가 10% 절감운동을 범재계 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자동화 투자확대, 생산, 유통, 경영관리시스템의 선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기로 다짐하는 등 경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각 기업별로 한계사업 정리와 중복투자 조정 등을 통해 경영혁신은 물론 중소기업과 협력해 소재와 부품 등 자본재 국산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는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를 시급한 과제로 안고 있는 전자산업계로서는 그 성과가 기대되는 부문이기도 하다.

대한상의는 경쟁력 10% 향상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결의하고 생산성 높이기, 불량률 줄이기, 원가 줄이기, 수출 늘리기, 근로의 질 높이기 등을 5대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고비용 요인은 10% 줄이고 저효율 요인은 10% 높이기 위한 「중소기업 경쟁력향상 10, 10운동」을 적극 전개하는 한편 기술 및 경영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해 나가기로 다짐하고 나섰다.

업계 더 달라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산업이자 21세기 첨단업종의 선두주자인 전자산업계의 경쟁력 10% 향상운동에의 동참은 여러가지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3년간 총경비의 30%를 감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삼성그룹의 「3, 30운동」에 따라 「거품제거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생산라인의 합리화 및 자동화를 적극 모색하는 등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LG전자는 최근의 대내외 환경을 위기국면으로 규정하고 사업구조 조정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인력운영의 효율화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어 나가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특히 주요 공장의 생산라인에 혼류생산시스템을 구축, 소량다품종 체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생산라인의 합리화 추진은 품질향상과 함께 원가절감에 신기원을 이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우전자는 탱크주의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향상과 불량품 줄이기 등 품질력 제고에 역점을 두는 한편 「세계경영의 가속화」 등을 통해 정부의 경쟁력 10% 향상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에는 업무시스템의 개선과 함께 일부 공장의 공정을 통폐합 또는 삭제하는 등 과감한 공정개선으로 생산성을 종전보다 50% 향상시키고 작업인원을 20% 정도 줄여 나가기로 했다.

현대전자는 생산성 10% 높이기와 비용 10% 줄이기를 골자로 한 「10, 10」운동을 기반으로 팀제와 능력급제를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아남전자, 동양매직 등 중견 가전업체들을 비롯해 정보통신, 컴퓨터, 반도체, 부품, 산전, 유통업계 등도 나름대로 경영혁신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올해를 「품질최고 경영 구현의 해」로 선언하고 대대적인 혁신작업에 나서는 등 경쟁력 10% 향상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은 이제 전자산업계를 비롯한 경제계 전반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단안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의 실천에는 살을 깎는 듯한 또다른 고통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실행해 온 타성, 특히 「부조리와 비리」는 생존을 위한 진정한 경쟁력확보 차원에서 과감히 떨쳐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또 명예퇴직제 도입과 임금동결 등과 같은 감량경영보다는 생산성 향상쪽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경쟁력 10% 향상운동이 과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단순히 경쟁력 높이기 운동에 참여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국가경쟁력 제고 운동은 결코 일회성 행사로 그칠 과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돼야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자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경쟁력 10% 향상운동은 21세기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큰 흐름을 판가름할 방향타로서 국가경쟁력 강화의 선봉장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