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10%향상 운동 특집] 부품

최근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은 국내 전자산업의 총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능동적인 대책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세트업체들은 대개 경쟁력을 살리는 첫번째 무기로 원가절감(cost down)을 활용, 결국 부품업계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삼성, LG, 대우, 현대, 삼보 등 대형 세트업체들은 범정부차원에서 시도하고 있는 경쟁력 10% 높이기에 발목이 잡혀 그룹계열 부품업체들과 중소 협력 부품업체들을 막론하고 구매가격 인하압력을 이전보다 한층 강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트업계의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도 부품업체들 역시 세트업계의 눈치만 살피는 기존의 수동적인 자세에 안주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높다. 세계화와 함께 세트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른바 글로벌소싱(범국제구매)으로 이제 「국산품을 애용하라」는 식의 논리는 명분이 약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부품업체들은 최근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의 「최대 희생양」이라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국내 전자산업의 시대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제경쟁력 제고를 통한 자생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도 버거운 마당에 중국 및 동남아 후발국가들의 추격은 갈수록 빨라져 부품업체들은 경쟁력 회복을 지상과제로 인식, 자체적으로 비용절감, 거품제거(군살빼기), 제조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사업구조 조정, 저임금국 진출, 부실사업 정리, 정보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계속되는 세트업계의 단가인하압력과 수요부진, 단납기 및 고품질화 추세 등으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B업계는 수율향상을 통한 생산성 제고, LAN,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화, 원부자재 거래처 및 완제품 공급처 다변화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양면 및 다층PCB의 경우 세트의 요구사양이 갈수록 까다로워져 수율개선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부각됨에 따라 공정개선, 첨단 테스트장비 도입, 생산인력 재교육, 자동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수율높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동남아 현지공장에서의 물량공세와 대만, 중국, 동남아의 값싼 노동력에 경쟁력을 잃고 있는 콘덴서업계는 무엇보다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삼영전자를 비롯, 한국트라콘, 삼화전기 등이 중국에 진출해 점차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서진전자, 극광전기, 서룡전자 등의 추가 해외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전해콘덴서업체인 삼영전자는 레이아웃 변경, 납기단축, 원부자재 절감을 위한 획기적인 경쟁력 확보대책으로 삼영이노베이션시스템(SIS)을 올해부터 확대 운용하고 있으며, 극광전기는 별도로 합리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재고감축, 인력절감, 자재비 절감 등의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AMP, 몰렉스, LG전선 등 커넥터업체는 급변하는 시장요구에 신속히 대처하고 사내 의결시간 단축을 통한 비용절감을 위해 사내 LAN구축이 활발하다. AMP, 몰렉스 등 외투기업들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계열사를 연결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사출, 프레스, 도금 등 커넥터관련 협력 소재업체들의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두드러져 한국단자공업의 경우 아예 협동화단지를 마련, 소규모 소재 납품업체들을 유치해 직접 관리함으로써 품질향상, 납기단축, 정보교류, 물류비용 절감 등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유무형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업체간 과열경쟁과 대만산 저가제품의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항기업계는 소모비용과 생산원가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테이프, 리드선 등 소재 사용량을 최대한 절감하는 한편 인력절감 효과를 위해 캐핑(capping), 소팅(sorting)공정 등을 한 사람이 커버하는 새로운 생산체계 정립을 추진중이다.

트랜스업계 역시 노동집약적인 산업특성을 감안, 중국과 동남아 등 저임금국가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통해 국제경쟁력 강화의 묘수를 찾고 있다. 이미 대다수 트랜스업체가 단독 또는 합작형태로 해외에 진출, 임가공생산을 통한 인건비 절감으로 잃어버린 경쟁력의 상당부분을 만회하고 있다.

범용제품의 경우 중국산과 20∼30%대의 가격차이를 보이며 경쟁력을 상실한 수정다바이스업계 역시 올 들어 해외생산을 본격화해 싸니전기, 고니정밀, 국제전열, 태일정밀 등이 중국 및 동남아에서 수정진동자를 생산, 국내에 반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수 또는 수출강세로 한정돼 있는 판매구조를 다변화, 취약한 영업망을 보완하는 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수정디바이스업계의 경우는 해외와 국내로 이원화된 생산체제 구축을 활용, 해외생산분으로는 중국산 등 저가제품과 경쟁하고 국내는 통신용 등 고부가제품으로 특화, 일본업체들이 석권하고 남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핵심소자를 대부분 일본에 의존함에 따라 ?화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품질경쟁력 확보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센서업계는 핵심소재의 적극적인 국산대체와 자동차 등 세트업계와의 연계개발을 통한 신규시장 창출로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석, 코어를 비롯한 소재성 부품업체들도 전반적으로 일본의 품질장벽과 동남아국가의 가격장벽으로 인해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보고 기초소재 기술력 제고와 생산자동화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로 재무장하고 있다.

〈부품산부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