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4사가 이달들어 사업부별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했으나 전자산업 환경이 불투명한 데다 사업구조 조정과 관련한 내부적인 변화 등 변수가 많아 사업계획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4사는 현재 사업부별로 내년도 매출과 투자계획 초안을 잡고 있으나 금년도 매출 예상액이 연초 목표치에 크게 밑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내년도 경제여건마저 매우 불투명해 사업계획을 확정짓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내년이 올해보다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환경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할지, 긴축경영으로 자칫 수동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사업구조 조정에 따른 변화요소 반영 등 때문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반도체 가격하락이 급진전됨에 따라 금년도 매출액이 연초에 세운 목표 21조원보다 19% 이상 줄어든 17조원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 내년도 매출목표 수립은 뒷전이고 올해 매출액을 연말까지 17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몰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반도체 가격부침이 잦을 경우 전체 예상 매출액이 수시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고 가전경기의 불투명, 긴축경영 등으로 공격적인 사업계획서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업순익을 올해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그룹의 강력한 의지를 어떻게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해 그룹회장과의 컨센서스회의를 거쳐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인데 내년부터 「선택과 집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 따른 사업구조조정 요소가 적지않고 가전시장의 경쟁심화 및 경기위축 등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이 많아 고심중이다.
특히 올 매출실적이 예상 목표액 8조5천억원에 비해 9% 이상 감소한 7조8천억원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고 내년도 경기도 불투명한데 반해 「도약 2005」 달성을 위해서는 매출이 25% 이상 증가하는 계획을 잡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해 매출이 가전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연초 목표치보다 약간 밑도는 3조8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에는 이보다 25% 이상 늘려잡는 쪽으로 사업계획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社를 인수할 때에는 매출증가율을 30%로 수정키로 하는 등 톰슨인수 결과에 따라 내년도 사업계획의 방향과 목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업계획을 조기에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금년도 매출액이 연초 목표치인 6조2천억원보다 42% 정도 못 미치는 3조6천억원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도 매출목표액을 잠정적으로 4조8천억원선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 컨설팅사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한계사업 정리 및 이관 등 사업구조조정과 가격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매출 등으로 사업계획 확정에 고심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