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가능케 하는 첫번째 조건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원리인 수요공급의 원칙은 경쟁이라는 전제조건이 없이는 원천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안에서 하루에도 수없는 기업들이 탄생하고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업이 쓰러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역시 시장경쟁의 산물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국가권력이 일방적으로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 이른바 「독점」 또는 「과점」이라는 반(反)자본주의적인 이상 체제가 부분적으로 존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사업이나 우정사업 등 공공재의 성격을 띤 것들이다.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어떤 면에서는 완전경쟁이라는 원칙에 맡겨 두기에 영 꺼림칙한 분야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민간 기업들에게 이를 허용할 경우 이 때문에 이같은 독점 사업들은 대체로 정부의 직접적인 경영 간섭을 받게 마련이다.
최근들어 이동전화 분야에 경쟁체제를 본격 도입함으로써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에 「가격파괴 바람」이 일고 있는 셈이다. 신세기통신이 지난 1일부터 이동전화 단말기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전략을 수립, 1주일 만에 무려 4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이동통신 역시 이에 대응한 맞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말기 가격인하와 함께 서비스 요금도 오는 12월부터 10% 정도 인하하고 다양한 선택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대응전략을 펴고 있다. 무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동전화를 이용하는데 1백여만원의 가입비가 드는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2∼3년 안에 「1가구 1전화」시대에서 「1인 1전화」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개인휴대통신(PCS)나 위성이동통신서비스의 등장으로 국민 누구나 간단한 휴대형 단말기를 가지고 이동통신서비스를 만끽할 날도 멀지않아 실현될 전망이다. 이런 날을 실현하는데 최근의 이동전화 가격인하도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