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인터넷TV 현황과 전망

우리 가정의 거실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가전제품 중 하나가 텔레비전(TV)이다. TV는 이제 멀티미디어(Multimedia) 기술발전으로 종래의 수동적, 일방향적인 디스플레이 기능에서 능동적, 쌍방향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가전 기기로 그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사실 멀티미디어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인 3∼4년 전만 하더라도 문자정보의 검색이나 통신노래방, 홈쇼핑, 홈뱅킹 등은 PC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통신 네트워크 환경이 발달되고 가전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서 인터넷 접속기능을 가진 TV, 즉 인터넷TV의 상품화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의 뷰콜(Viewcall)사가 인터넷 세트톱 박스(Set Top Box)를 출시한 후 국내외 TV업체가 본격 인터넷TV 개발에 돌입, 지난 10월부터 일본의 미쓰비시, 샤프, 산요 등이 잇달아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멀티미디어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AV(Audio Video)분야와 컴퓨터 & 커뮤니케이션이 통합되는 거대한 기술혁명이었다.

80년대는 뉴미디어(New Media)란 단어가 신기술의 트렌드를 나타내는 상장어로 널리 사용되었다. 당시 나름대로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 업체도 있었으나 주로 단일 미디어에 디지털기술을 접목하는 수준에다 제품가격이 높아 개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가전제품에 적용 가능하며 저가인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이 차례로 개발되고 PC기술과 메모리, 통신기술이 급격히 발전되어 다수의 미디어를 통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술 변화과정에서 전통적으로 무관하게 지내왔던 TV와 PC업체는 각각 상대방의 기능을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을 탐색하게 됐다. 그 결과 TV쪽에서는 TV에 노래방 기능을 복합한 노래방TV와 비디오CD 기능을 복합한 비디오CD TV 등을, PC쪽에서는 TV수신카드를 내장하고 리모컨으로 동작시킬 수 있는 홈PC 등을 선보였다.

그후 양측의 치열한 탐색전이 계속되다가 올해초 PC측인 미국 오라클이 가전화를 목표로 네트워크 컴퓨터(NC)를 발표하자 TV측에서는 PC업체의 이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PC기능인 인터넷 기능을 TV에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따라 세계 유명 TV 메이커와 벤처기업들이 TV용 웹브라우저 개발을 속속 발표하면서 인터넷TV 개발이 본격화했다.

인터넷을 가정용으로 보급하기 위한 첫 시도는 네덜란드 필립스가 95년말 영국에서 출시한 인터넷CDI였다. 당시 필립스는 침체돼 있던 CDI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CDI디스크에 웹브라우저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그후 영국의 벤처기업인 뷰콜사가 지난 3월 인터넷 접속기능을 가진 세트톱박스 형태의 제품을 출시했고 연이어 세계 곳곳의 벤처기업들이 TV용 웹브라우저 개발을 발표했다.

그러나 TV업계는 인터넷기능 복합이 가격면에서 너무 부담돼 TV용 웹브라우저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로 인터넷 대응기능을 갖추는 정도였다.

예컨대 소니의 파워 와이드 TV(모델명 KV-32PW1)는 NTSC입력 이외에 클리어비전(Clearvision), 하이비전(Hivision), VGA입력 및 매킨토시 PC신호까지 입력할 수 있는 멀티싱크(Multi Sync)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다 TV용 웹브라우저가 발표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복합을 검토하게 됐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TV 개발계획을 가장 먼저 발표한 업체는 미국 제니스사로 지난 4월 27인치와 35인치 인터넷TV를 올해안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을 시발로 국내외 유명 TV메이커가 경쟁적으로 인터넷TV 개발에 착수, 지난 10월말 일본의 미쓰비시, 산요, 샤프가 인터넷TV를 출시했다.

미쓰비시의 인터넷TV는 인터넷 검색기능과 더블윈도(Double Window) 동시시청 기능을 갖추고 리모컨 제어, 14.4 모뎀을 채용한 28인치 와이드TV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말, 대우전자가 내년 초 인터넷TV를 출시할 계획으로 개발중이며 LG전자는 지난 6월 PC통신기능을 가진 TV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중 인터넷T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인터넷을 대표하는 서비스는 단순히 웹이라고 부리는 World Wide Web(WWW) 서비스이다. 웹은 기존 인터넷상의 여러 서비스에 대한 통합된 접속도구로서 하이퍼링크(Hyperlink) 개념을 도입한 편리하고 일관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인터넷TV의 핵심기술은 이러한 웹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웹브라우저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범용 웹브라우저로는 넷스케이프의 내비게이터(Navigator), NCSA의 모자이크(Mosaic),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Explorer) 등을 들 수 있다.

인터넷TV에 필요한 것은 이 범용 웹브라우저를 TV환경에 맞도록 새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TV전용 웹브라우저에는 인터넷을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리모컨이나 조이스틱만으로도 On Screen Display(OSD) 메뉴를 액세스하여 여러가지 조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비스가 영문인만큼 한글번역기능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인터넷TV에 적합한 웹브라우저의 구성요소는 프레젠테이션 퍼실리티(Presentation Facility), 미디어 핸들링 퍼실리티스(Media Handling Facilities), HTML패서(Parser), MIME애널라이저(Analyser), HTTP클라이언트(Client), SMTP, POP, TCP/IP, OS 등이다. 프레젠테이션 퍼실리티는 여러가지 형태의 HTML문서를 TV상에 표현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미디어 핸들링 퍼실리티는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 GIF(Graphic Interchange Format), WAVE, MPEG(Moving Picture Expert Group) 및 자바로 표현된 문서를 처리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 패서는 URL(Uniform Resource Location)과 HTML문서를 분석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호출하고 처리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MIME애널라이저는 MIME(Multipurpose Internet Mail Extensions)문서를 분석하여 주어진 형태의 정보를 확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HTTP클라이언트는 HTTP프로토콜의 버전 업을 확인하여 HTTP프로토콜을 실현하는 부분이다. 그외 SMTP(Simple Mail Transfer Protocol)는 메일서비스기능을 담당한다.

96년 8월 현재 미국의 인터넷 혹은 PC통신 가입자는 모두 6천7백만가구에 이르며 한국은 10월 현재 약 3백50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홈뱅킹, 홈쇼핑, 통신노래방, 원격강의 등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며 최근에는 인터넷망을 이용한 국제전화, 외국 유명대학의 인터넷 가상대학 박사학위과정 개설 등 그 기능과 서비스 영역을 무한히 넓혀가고 있다.

물론 이것은 일반 인터넷PC의 기능을 이야기한 것이다. 인터넷TV의 경우 PC를 잘 모르는 일반적인 사용자나 패밀리 유저(Family User)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부터 선별하여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 순서는 아마 정보검색→전자우편→인터넷전화→화상전화가 될 것이다.

올해말부터 등장하게 될 인터넷TV는 첫 정보가전 제품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여 성장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인터넷TV가 PC의 인터넷 기능과는 차별화하여 PC의 전유물이었던 인터넷 기능을 TV로 흡수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인터넷TV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사용이 편리해야 한다. PC와 같은 복잡한 조작이 아니라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TV를 조작하는 수준의 작동만으로도 인터넷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거실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네트워크 환경과 서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시청자가 원할 때 신속하게 접속되어야 하며 다수의 서비스 제공자(Service Provider)에 의해 생활에 유익한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네트워크 환경은 현재 시험서비스 단계인 케이블모뎀(Cable Modem)이나 ISDN이 상용화되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문자표시 해상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TV화면은 비디오 동화 중심의 디스플레이로 문자표시 때 깜박거림현상(flicker)이 생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CPT의 피치(Pitch)간격을 줄인 파인피치(Fine Pitch) CPT 및 멀티싱크기술 등이 적용되어야 한다.

넷째, 한글번역 서비스와 버전 업 방법이다.

현재 인터넷서비스는 대부분 영문이고 한글서비스는 적다. 따라서 효과적인 한글번역 수단이 강구되어야 하며 소프트웨어를 버전 업할 때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품가격과 통신요금이 현실화되어 부담을 낮추어야 한다.

현재의 PC통신 및 인터넷 사용요금은 너무 비싸며 인터넷TV를 통해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사용료 부담이 낮아져야 하고 실용적 가격으로 제품이 공급되어야 한다.

올해말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될 인터넷TV는 정보가전에 진입하는 첫 시도로 그동안 PC의 전유물이었던 인터넷 기능을 TV로 흡수하여 수동적 디스플레이에 머물러 온 TV를 양방향의 능동적 디스플레이로 변모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물론 PC업체에서도 NC 등 세트톱박스 형태의 인터넷기능을 가진 저가격의 제품으로 안방을 차지할 다각적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TV냐 PC냐」 하는 오랫동안의 논쟁이 끝나고 실제의 제품을 통하여 그 승부를 결정지을 단계가 눈앞에 와있는 것이다.

3∼4년후 안방 혹은 거실을 차지할 가전제품의 형태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 환경속의 다양한 미디어자원에 대응할 수 있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로서 현재의 TV처럼 사용이 편리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尹相漢

1976.2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85.2 경북대학원 전자공학과 졸업(회로시스템 전공, 석사학위 취득)

1976.1 LG전자(주) 입사

1995.1 이사대우 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