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 판매권놓고 서비스사-제조사 마찰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의 고객가입 유치경쟁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이들 업체에 한시적으로 허용돼오던 휴대전화 판매권을 놓고 서비스업체, 제조업체, 이동통신 대리점들간의 마찰이 일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1년간 한시적으로 허용된 휴대전화단말기 판매기간이 두달 남짓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달 초부터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대량으로 물량을 구입해 지난달보다 50%이하 싼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팔면서 가격질서를 흐려놓고 있다.

여기에다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은 올해 말에 끝나는 휴대전화 공급기간을 내년으로 연장키로 하고 정보통신부에 사업기간연장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은 자체 유통망 붕괴를 우려해 서비스업체의 가격파괴 자제와 함께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공급허용 연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용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단말기가격에서 파격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는 제조업체로부터 구입한 가격과 무관하게 원가이하의 대량 덤핑판매에 나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정상유통체계를 흔들어 놓는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이동통신 대리점들도 『지난달 70만원대를 형성한 삼성전자의 디지털 휴대폰 SCH-100모델 3백여대를 구입해 가입자들을 유치하고 있었는데 이달초 갑자기 본사로부터 같은 모델을 38만원에 공급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했다』며 『더욱이 1백만원대에 구입한 신모델인 SCH-100S제품까지 큰 폭으로 동반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판매격감 및 가격손해를 크게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통대리점에서는 단말기 공급권이 연장되면 휴대폰 가격기준 설정이 어려운데다 제품판매 이윤이 감소하고 제품사재기 등이 만연할 것을 우려해 협회 모임을 갖는 등 공동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국이동통신 및 신세기이동통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국에서는 서비스업체들이 휴대전화를 대량으로 구입해 저가에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라며 『양사가 공동으로 협의해 다음달 초까지 휴대전화 판매 허가기간의 연장을 정통부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초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에 단말기공급권 허용 안정적인 제품확보와 가격안정 차원에서 비롯됐는데 최근 제품공급이 안정화하고 있어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공급권 허가의 필요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 때문에 그동안 물밑에서 일어난 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의 알력이 정보통신부의 기한연장 허용 결정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점차 표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