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DVD플레이어 시장 전망

DVD시장은 오는 98년을 고비로 고속성장을 거듭해 오는 2000년부터는 꽃을 활짝 피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시장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가 지난 7월 발표한 DVD시장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00년께 DVD시장은 세계적으로 최대 3천3백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업체들은 이보다 훨씬 낙관적이다.

일본전자공업진흥회의 전망에 따르면 DVD플레이어를 포함한 DVD제품은 2000년에 1억2천만대로 3조엔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DVD 타이틀을 비롯한 영상소프트웨어시장은 7조∼9조엔의 막대한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DVD기기가 VCR와 같은 기존 제품을 급속히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같이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전업계는 2000년께 세계 DVD시장이 플레이어와 DVD롬을 포함해 모두 7천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VD플레이어만 놓고 보면 올해 40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내년에는 2백만대, 98년에는 3백60만대, 99년에는 1천2백만대, 2000년에는 1천5백만여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컴퓨터주변기기인 DVD롬 드라이브의 경우 올해 35만대를 시작으로 97년에 3백만대, 98년에는 9백만대, 99년에는 2천5백만대, 2000년 4천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2000년 이후부터 DVD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 입출력이 자유롭고 기억용량이 탁월한 DVD램(또는 VDR)이 나와 기존의 AV기기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도입 초기에는 DVD플레이어시장이 DVD롬 드라이브시장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 PC에 탑재해 쓰는 DVD롬이 가정용 DVD플레이어보다 초기에 가격이 싼 데다 쓰임새에서도 훨씬 낫기 때문에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간 일제 DVD플레이어의 소비자가격은 50만∼70만원이다. 2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DVD롬 드라이브에 비해 가격이 높은 수준이다.

또 DVD플레이어는 초기에 DVD타이틀이 적을 것으로 보여 쓰임새가 적지만 DVD롬 드라이브는 DVD타이틀을 재생하는 것 외에도 기억장치로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초기 DVD기기 시장은 DVD롬 드라이브시장이 DVD플레이어시장보다 5배 정도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DVD플레이어는 CDP와 VCR 등 기존 영상기기를 대체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보여 2000년께에는 DVD롬 드라이브시장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VD플레이어시장은 오는 98년까지는 점진적으로 성장하다가 그 후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덩달아 DVD플레이어에 반도체와 픽업 등 핵심 부품과 DVD제조장비 등의 부가시장이 창출되면서 DVD플레이어는 전자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VD플레이어시장은 초기에는 일본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만 활성화하다가 90년대 말부터 점차 유럽과 동남아 등 다른 나라에로 보급이 확산되면서 세계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DVD플레이어시장은 선진시장보다 1년 정도 뒤늦게 활성화할 전망이지만 마찬가지로 고속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DVD플레이어시장의 포화물량으로 8백80만대를 보고 있다. 1천1백만에 이르는 국내 총가구수에 VCR의 포화보급률 80%를 곱해서 나온 수치다.

이 경우 DVD플레이어시장은 성숙기로 접어들어 국내 업체들은 그 시점을 2005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 대한 전망을 연도별로 보면 올해에는 4천대를 형성하고 내년에 3만대, 98년에 5만3천대 등 점진적으로 성장하다가 본격 성숙기에 들어설 2000년에 20만대, 2003년에 1백만대 이상으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국내 가전업체들로서는 국내 시장이 그리 밝은 편이 아니라고 본다.

수입선다변화 등 수입규제 정책이 이때 쯤이면 완전히 풀리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는 일본 제품을 비롯한 수입DVD플레이어가 쏟아져 들어올 게 뻔하다. 한정된 시장을 놓고 국내의 경쟁업체들은 물론 일본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국내 DVD플레이어시장은 한글 자막처리 등의 작업에서 유리한 국내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DVD플레이어와 같은 영상기기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그리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가전업체들은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만든 DVD타이틀의 지역별코드에서 일본과 우리나라가 한 데 묶었다가 최근 분리하고 있는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일제 DVD타이틀이 국산 타이틀보다 많이 유통될 경우 소비자들은 일제 DVD플레이어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DVD제조업체들로서는 해외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입장이다. 오히려 해외 시장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