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DVD의 앞으로 과제

DVD플레이어가 상용화의 닻을 올렸지만 순조로운 항해를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파도를 넘어야 한다.

가장 먼저 맞닥뜨리린 파도는 특허와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이다.

DVD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진 전자업체들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특허를 보호하려 들 것이다. 당연히 특허분쟁이 뒤따른다.

DVD 공동규격을 제안한 10개사가 최근 특허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필립스, 소니, 도시바, 마쓰시타, 히타치, 파이어니어, 미쓰비시, JVC, 톰슨, 타임워너 등 10개사는 규격통합과 동시에 DVD시장 조기활성화를 위해 타사의 특허권관련 계약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그런데 DVD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소니와 필립스가 진행되는 특허료 배분협상에 불만을 품고 지난 여름 독자노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나머지 업체들도 서로 이해가 달라 내분이 일고 있어 특허료 문제는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샤프의 경우 최근 소니에 대해 DVD규격을 독점한다며 불공정 거래행위로 제소하기도 했다.

특허문제가 업체들의 DVD 출시일정을 어긋나게 만들고 있고 업체간의 공조체제도 무너뜨릴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특허료가 당초 예상치인 제조원가의 3%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DVD시장의 조기활성화에 먹구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막 시작한 DVD플레이어 업체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저작권 문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DVD타이틀을 놓고 DVD업체들 사이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화사 등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해적판이 범람할 가능성 때문에 불법복제를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PC업체들은 영화의 불법복제 방지를 막는 것은 좋지만 자칫 PC사용자의 소프트웨어 복사까지 막게 됨으로써 DVD롬 드라이브 시장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영화의 불법복제 문제도 쉽게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현재 이 문제는 지역별 코드제의 도입으로 해결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 사이의 신뢰감이 문제가 되고 있다.

MCA는 최근 미국판 DVD타이틀을 멕시코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달 들어서도 일본에 별도코드를 지정하느니, 종전처럼 동남아시아 코드를 지정하느니 하는 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영상소프트웨어 업체들로선 DVD타이틀 사업을 늦추기 마련인데 그 부담은 DVD플레이어 업체에 돌아간다.

이밖에 도시바, EMI 등이 최근 DVD타이틀의 출시를 늦춘 것에서 보듯이 DVD플레이어와 타이틀의 호환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화살은 엉뚱한 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DVD플레이어 업체들은 어떤 DVD타이틀도 만족할 수 있도록 기기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새로 떠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