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相根 흥창물산 상무이사
요즘 언론매체들은 「불황탈출」 「위기경제」 「고비용-저효율」을 화두로 삼고 있다. 우리 경제가 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국면이라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언론매체들은 경제위기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은 제각기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놓은 것이 정부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과 개별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감량경영, 명예퇴직, 거품제거운동, 경비절감, 물류절감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일시적인 미봉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효약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문제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작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제품원가와 재무구조를 비롯 임금제도와 기술력 등 경영여건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심층분석해 향후 어떠한 불황과 위기국면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천후형 경영전략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90년대 초 엔高로 우리 경제가 호황을 누릴 때 대다수 국내기업은 열매 따먹기에 급급, 비용절감과 경영혁신을 소홀히 한 반면 일본의 유수 기업들은 엔화가 1달러당 80엔까지 갈 것으로 보고 경영혁신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당시 일본기업은 인원감축과 비용절감이라는 소극적인 방법보다는 신제품 개발에 과감히 투자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되어 불황을 극복한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성공적인 경영혁신에는 늘 위기에 봉착하게 마련이다. 위기가 없는 곳에 귀하고 값진 경영혁신은 존재할 수 없다는 기본인식이 중요하다.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구조적 병폐의 현실은 작금의 우리들 모두에게 도전과 창의 속에 가일층 혁신의 본질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없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 주변은 어떠한가.
선량한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잡아 교통요금 인상을 단행하고 수백억원을 챙기기에 급급했던 버스조합 업주, 근무시간에 골프치는 고위 공직자들, 이 모든 일련의 일들이 타락한 사회를 반영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국내 모 그룹에서 배고팠던 시절의 「헝그리 정신」으로 되돌아가 경쟁력 강화를 행동지침으로 삼아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하나같이 과소비를 근절하고 근검절약으로 침체경기를 벗어나는 지혜를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우리 국민들은 예전부터 부지런하고 애국심, 애사심이 남다르며 나라가 어렵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단결의 힘을 모은 성숙한 민족이다.
국민들은 허리띠를 다시 한번 조여메고 기업들은 합리적인 투자와 인력배치, 기술개발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한편 정부는 일관성 있는 경제시책을 실현하는 등 삼위일체가 돼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때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