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기술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평균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에 불과했던 PC 라이프사이클이 올해들어 특별한 이슈 및 신기술의 부재로 평균 9∼10개월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의 조기 출시로 시장선점을 겨냥해 왔던 국내 PC메이커들의 마케팅전략도 당분간 신제품 출시경쟁보다는 할인판매 및 무이자할부판매 등 가격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는 이처럼 PC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PC의 라이프사이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CPU(중앙처리장치)분야에서 펜티엄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제품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을 응용소프트웨어가 미처 대응하지 못해 하드웨어의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찾고 있다.
또 PC메이커들의 입장에서도 신제품을 조기 출시함에 따라 실수요를 대기수요로 몰리게 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데다 시장침체의 여파로 원가절감 차원에서 잦은 주력모델 교체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한 드림시스Ⅰ의 경우 지난 5월에 단종돼 7개월 동안 주력모델로 판매된 바 있으며 지난 6월 출시한 드림시스Ⅱ는 내년 봄에 단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통신도 지난해에는 3월에 코러스 CPC5300, 7월 CPC4600, 11월 CPC5320 등을 각각 출시했으나 올해에는 8월에 처음 CPC5400을 출시했으며 후속모델은 내년 3월 이후에나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전자가 지난 1월에 이어 8월 말에 주력모델을 교체했으며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모델교체 이후 올 8월 말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업체들마다 PC 신제품 출시기간이 평균 9∼10개월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PC의 라이프사이클 또한 이에 비례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