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중계유선방송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공보처와 정보통신부, 종합유선방송국(SO)과 프로그램공급사(PP)간에 심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조경목)가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주최한 「케이블TV 최고경영자 정책세미나」에서 케이블TV 가입자 증대를 위해 중계유선방송을 활용하자는 정보통신부와 일부 관계자들의 견해에 대해 주무부처인 공보처와 이해 당사자인 SO가 극력 반대하는 등 시각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날 먼저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영일 정보통신부 전파방송 관리국장은 『전국 6백만 가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중계유선방송 가운데 70% 이상은 동화상을 보내도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로 활용가치가 높은 전송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중계유선방송을 잘 활용할 경우 종합유선방송 시청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으며 사업자들의 경영압박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성언 공보처 신문방송 국장은 『당초 정부가 중계유선방송을 두고 새로 케이블TV사업을 시작한 것은 방송서비스 뿐만 아니라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라 밝히고 『대체적으로 전송망이 부실한 중계유선방송은 이 부문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또 『SO에 독점적인 영업권을 부여한 것은 종합유선방송의 조기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정부 정책에서 양자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2차 SO 허용 때 독자적으로 혹은 컨소시엄의 형태로 SO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전송망을 공유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중계유선방송은 그 자체가 큰 활용가치가 있으므로 이를 적극 지원,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 자리에 종합유선방송 회원사 및 최대주주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음을 의식한 듯 중계유선방송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방침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일부 SO관계자들은 이상식 한국케이블TV 방송협회부설 케이블TV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종합유선방송, 중계유선방송 통합 운영방안」과 박영일 국장의 발표 내용에 대해 반대의사를 적극 표명했다. 그러나 PP사업자들은 중계유선방송 활용방안에 대해 그다지 반대하지 않는 듯 침묵으로 일관, 대조를 보였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