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ZC인터내셔널, PCB전문업체 한일써키트 인수

중견 산업용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한일써키트의 경영권이 미국 컴퓨터업체인 EZC인터내셔널社로 넘어갔다. 국내 상장 PCB업체의 경영권이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수업체가 국내업체가 아닌 외국기업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일써키트는 1, 2대 주주이자 공동대표인 최규갑 사장과 정홍섭 사장의 지분 28.5%(28만5천주)를 최근 시가보다 80% 정도 높은 가격인 주당 2만6천5백원씩 총 77억원에 미국 EZC社의 한국법인인 EZC코리아를 통해 전량 매각했다고 13일 밝혔다.

EZC社의 한일써키트 인수는 한국계 미국기업인 EZC측이 최근 한일과 PCB 공급관계를 맺으면서 핵심부품인 PCB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한편 이를 계기로 장차 컴퓨터, 주변기기 등 정보통신 관련제품을 국내에서 주력 생산키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써키트는 대덕산업,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새한전자, 우진전자 등과 함께 상장, 국내 PCB산업을 주도해 온 6대 PCB 전문업체였으나 소극적인 설비투자와 잦은 인력유출로 다층PCB사업 진출이 늦어져 최근엔 심한 매출부진과 경상수지 악화로 경영난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지난 상반기 단면PCB업체인 백산전자에 이어 이번에 한일써키트의 경영권이 바뀐 것을 비롯, 중소 PCB업계의 경영악화에 따른 피인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