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과 합작한 회사들의 합작관계 청산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사업초기에 사업의 조기정착과 기술도입을 위해 추진된 합작이 이제는 수출제한, 경영간섭 등으로 이어지면서 회사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그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그룹의 계열사 정리, 자금난 해소 등 기업 내부의 개별적인 요인도 적지않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합작사의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합작선의 지분을 인수하기보다는 지분을 합작선에 매각하는 방식의 청산사례도 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수세라믹과 경인전자가 합작관계를 청산한 데 이어 올 들어 LG전자부품, 두산그룹, 삼성전기, 동양화학 등이 각각 외국업체와의 합작관계를 각각 정리했거나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부품은 최근 합작선인 일본 알프스의 지분 50%를 주당 1만1천4백원에 모두 인수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두산그룹도 한국쓰리엠의 지분 일체를 합작선인 미국 3M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기는 그룹계열사 축소방침의 일환으로 지분 65%를 갖고 있던 삼성에머슨의 지분을 최근 40%로 낮춘 데 이어 내년 초까지 나머지 지분도 모두 정리하기로 하고 미국 에머슨社에 지분을 인수토록 제의해 놓은 상태다.
동양화학도 정밀화학 등 전략사업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지난 84년 독일 헤라우스社와 합작설립한 본딩와이어 생산업체인 헤라우스오리엔탈하이텍의 지분 40%를 5백50만달러에 매각, 연내에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
이밖에 지난해에는 볼륨업체인 경인전자가 일본 노블과 합작설립한 대한노블전자의 일본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회사명도 경인정밀로 바꿔 재출범했으며, 페라이트 코어업체인 이수세라믹도 프랑스 톰슨계열 LCC社와의 합작관계를 공식 청산한 바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