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계측기기 본격 생산

세계 최고의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는 HP계측기기가 한국에서 생산된다.

14일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계측기기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전원공급기 생산공장 겸 연구소(KIO)에서 일반 계측기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HP의 16번째 지역 생산업체로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 요코가와HP에 이어 두번째로 HP계측기기를 생산하게 된다.

특히 HP는 국내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높고 확고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어 내년부터 계측기기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국내 계측기기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HP가 고려하고 있는 생산제품은 디지털 멀티미터, LCR미터 등 일반 범용 계측기기와 최근 수요가 크게 일고 있는 통신, 반도체, 자동차용 계측기기. 그러나 통신, 반도체, 자동차용 계측기기의 경우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며 본사 생산제품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범용 계측기기 생산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상반기에 생산품목을 확정,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HP는 HP의 일반 범용 계측기기는 고가로 그동안 국내는 물론 아시아지역에서도 판매가 어려웠다고 판단,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일부 기능만을 내장한 특화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며 국내 계측기기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 가급적 국내업체가 생산하는 품목과 중복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생산품목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생산규모는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가산공장의 여유 생산라인을 활용하면 월 7천대(연간 1억5천만 달러)정도 생산할 수 있다.

한국HP는 이달중 기술협력 및 생산품목 조정에 대한 협의를 갖고 생산품목이 조정되는 대로 연구개발인력 강화 및 기술교육에 들어갈 예정인데 계측기기생산 및 이에 따른 기술 및 인력지원에 대해서는 이달초 한국을 방문한 본사 계측기기사업부 총책임자 네드 반홀트 부사장으로부터 확답을 받아논 상태이다.

한국HP 가산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이종혁 이사는 『지난 88년 가산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 계측기기 국내 생산에 대비해 왔기 때문에 생산은 문제가 없으나 국내업체들에 미칠 파장을 고려, 생산품목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HP 가산공장 및 연구소에서는 지난 88년부터 컴퓨터 및 계측기기의 주요 부품인 파워서플라이를 생산하고 있으며 30여명의 연구개발인력이 계측기기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전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