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프트웨어의 인기가 바뀌고 있다

미국산 PC게임이 올해 국내 PC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지난90년들어 국내 PC게임시장 흐름은 미국산이 인기를 끌더니 대만산을 거쳐 일본게임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미국산이 PC게임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PC게임소프트웨어의 인기도가 일정한 순환주기를 보이면서변하고 있는 것이다.

PC게임이 처음 선보인 지난 90년대초, 국내 PC게임시장은 미국산 일변도였다.실제로 국내 게임개발력이 미약한 때에 수입업체들이 주로 미국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국내 게임시장은 미국산이 중심을 이뤘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2년 중소수입업체들이 한두 대만산작품을 선보이면서 대만산 PC게임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대만산 게임이 인기를 얻자, SKC,쌍용등 대기업들이이에 가세해 대만게임개발사들과 판권제휴관계를 맺고 경쟁적으로 도입에 나섰다.특히 대만산게임 전문수입업체인 지관은 연달아 히트작을 내놓을 정도였다.

지난 94년은 대만산 PC게임이 절정기를 누렸던 한해였다.당시 히트한 제품으로는 롤플레잉게임(RPG)류의 <의천도룡기>,<삼국지외전>와 스포츠게임 <폭소피구>,액션게임 <무장쟁패>등이다.이들 게임은 1만장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동안 인기를 끌던 대만산 게임은 지난 95년들어 별다른 히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났다.요즈음 대만게임은 평균작에도 못미친 2천-3천장 판매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지관의 최은오실장은 대만산 PC게임의 몰락원인으로 『대만의 게임개발업체들이 크게 성장하지 못한데다 특히 수입업체들이 앞다퉈 질낮은 게임을 도입,판매하게 된 점』을 들고있다.

95년들어서 대만산 PC게임은 일본산에 인기바톤을 넘겨주게 된다.일본 PC게임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면서 국내PC게임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비디오게임시장의 강국인 일본이 공략하지 못한 게임시장이 바로 PC게임이었다.당시만하더라도 독자적인 PC운영체제를 고집했던 일본의 게임들은 국내시장에서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했다.

그 이유는 국내 PC게임시장규모가 작은 데다 미국산 게임의 판권료가 평균 3-4달러선에불과한 상황인데 반해 판권료이외에 컨버전비용을 들여야 하는 일본게임이 상대적으로 비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수입업체들이 일본산 게임을 외면한 것.

그러나 95년들어 상황이 변했다.국내PC게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그만큼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진 것.따라서 미국산 게임의 판권료가 상승하면서 수입업체들이 일본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특히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삼국지 3>가 지난 94년 비스코에서 출시되어 선풍적인인기를 끌면서 일본산 게임들이 다시 평가받기 시작했다.

지난95년에 빅히트한 작품들은 <은하영웅전설 3>,<퍼스트퀸 4>,<삼국지 4>,<졸업>등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전체 시장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들 히트작은 2만장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기를 얻은 이유는 삼국지열풍에 힘입어 일본특유의 육성시뮬레이션게임이 새로운 장르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데다 만화와 비디오게임및 업소용게임등에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본 PC게임도 올해들어선 비디오게임시장과는 달리 PC게임시장을 장악하지못하고 미국게임에 밀리고 있다.

올해 내놓은 일본산 PC게임들중에 히트작으로 예상된 작품들이 모두 의외로 고전해 평균작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는 데 그쳤다.일본산 게임이면 무조건 성공한다라는 일본게임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산이 몰락하는 대신 미국PC게임들이 히트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휩쓸고 있다.올해 4만장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역대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된 <워크래프트>나 <커맨드퀀커>를 비롯해 NBA농구시리즈등 대부분의 히트작이 미국 PC게임들이다.

이같은 경향은 PC게임의 용량이 커지면서 시나리오와 그래픽 등을 중시한 미국업체들의 시뮬레이션게임들이 국내게임매니아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데 다 농구,야구등 미국 프로스포츠가 국내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이들 스포츠게임도 동반해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풍차처럼 돌고 도는 PC게임시장에서 다시 왕좌를 차지한 미국게임이 언제까지 이같은 인기를 지속해나갈지 관심사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