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가격 급락에 따른 반도체 경기위축으로 원가절감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됨에 따라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장비, 웨이퍼, 클린룸 소모품 등을 중심으로 리사이클링 제품의 채용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 LG 등 반도체 3사는 최근 원가절감 극대화 방안으로 가격비중이 높은 핵심장비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중고 및 재생제품의 채용범위를 넓히는 한편 사용물량이 많은 방진복 등 클린룸관련 소모품의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공정장비의 경우 비슷한 성능을 지닌 신제품에 비해 기종에 따라 30∼80%까지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64MD램 양산라인 구축을 앞둔 국내 반도체 3사는 최근 중고 반도체장비에 대한 품질보증과 AS를 책임지는 전문업체들과 협의, 중고장비 도입을 타진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가 16MD램 가격하락 등 반도체경기 침체로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64MD램 전공정장비의 60% 이상에 16MD램 장비를 전용할 수 있어 병목해소용 장비중심으로 중고장비의 채용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며 중고장비를 이용해 생산라인 증설과 교체에 따르는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은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재료 가운데 가격비중이 높은 웨이퍼의 경우도 재생제품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6인치 테스트모니터용으로 재생웨이퍼를 일부 사용해왔던 반도체 3사는 올 들어 8인치 라인에까지 재생웨이퍼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올 초 월 2만장 정도에서 최근 7만∼8만장 수준으로 늘어나 이 시장을 겨냥한 국내 업체들의 사업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방진복, 장갑, 페이퍼 등 사용량이 많은 클린룸 소모품의 경우도 사용기간이 종전보다 30% 이상씩 길어지고 있다. 청정도 클래스 10용 제품의 경우 4개월 정도였던 라이프사이클이 하반기부터 5개월로 연장됐고 클래스 100 제품은 6∼7개월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향후 반도체시장은 경기위축에 따른 무차별 가격경쟁 양상을 띨 것으로 보여 품질의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같은 리사이클링 제품 채용확대를 비롯한 비용절감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