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용산전자상가 세계화 길목 (하)

공동대응이 시급하다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란 말이 있다. 어려울때 힘을 합하면 그 힘은 배가된다. 난국을 헤쳐 나가는 지혜중의 가장 일반적이고 확실한 방법중의 하나이다.

최근 불어닥친 용산전자상가의 불황으로 6개상가 모두 고역을 치르고 있다. 서비스를 향상시켜 고객을 유치하려는 몸부림이 일고 있다. 그의 일환으로 각 상가별로 AS센터를 설립해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려 했다. 주말 알뜰시장을 열어 시선을 집중시키려고도 했다. 각 상가별로 신문광고나 TV프로그램 협찬을 통해 「얼굴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각 상가별 각개전투식 행사에는 한계가 있다. 불황국면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소 도움이 되긴하나 이런 행사가 고객유인의 핵심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각 상가별 행사가 소비자에게 구매충동을 유발하기보다는 즐거운 눈요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우회 차원에서 고심 끝에 내놓은 이러한 결과가 성공작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쉬운점이 많다.

이를 놓고 최근 용산구청, 상가주, 상우회장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상가 전체를 묶는 연합전선을 구축하자는 대로 쏠렸다. 전체적인 불황국면에서 자기의 사업에만 신경 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인식했다. 용산전자상가로 봐선 개개 상가의 자구노력 또한 각개전투일 수 밖에 없다. 현재의 난국 타개를 위해선 무엇보다 연합전선 구축이 필요하다. 고객을 용산전자상가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확실한 대책안이 마련 된 것은 없다. 그러나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고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案의 핵심은 「연합」이다. 「연합」의 장점은 많다. 그동안 각 상가가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하면서 실시해 온 각 종 판촉행사를 하나로 묶으면서 그 규모가 대단위된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시선이 예전과 다를 수 밖에 없다. 부족한 창고를 상가 전체가 공동으로 사용하므로서 비용의 절감과 배달서비스의 향상을 기할 수 있다. 연합광고로 대외이미지 개선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연합」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비용의 절감이다. 버는 것이 적으면 쓰는 것도 줄여야 한다. 공동사용, 공동개최는 비용의 절감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상가 전체의 일인만큼 상가 밖으로 표출되는 비중이 개별 상가의 행사보다 무게가 있다는 점도 언론을 이용한 홍보의 테크닉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용산구청의 지원이 부가되면 명실상부한 세계화의 기반이 마련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통합된 상가운영은 힘을 모으는데 더없는 요소들이다. 불황의 늪 한가운데서 무슨 세계화를 운운하느냐는 비난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세계화는 불황을 타개하는 최선책이 될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한다.

어차피 시장은 개방됐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수요의 과포화가 불황의 근본 원인이라면 수요의 중심을 나라 밖으로 돌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 관광객에게 쇼핑거리를 제공하는 국제전자단지로의 위상 확립과 인터넷을 이용한 보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확보가 중요하다. 대기업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아니다. 「연합」으로 용산전자상가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전략 또한 강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공동AS센터, 공동물류센터, 연합광고 등이 요즘 용산전자상가가 추진하고 있는 「용산 세계화」의 첫 단계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용산전자상가 자체브랜드를 개발, 6개의 상가가 하나의 기업으로 변신하는 기발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재래시장에도 세계화의 바람은 거세다. 먼나라 애기처럼 여기다간 「만시지탄」을 할 수도 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