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五炳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
정보화사회의 구성요소는 인간, 정보, 정보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는 인간에 의해 가치를 부여받은 자료이다. 인간은 정보의 가치를 결정하고 정보기술은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40년대 이후 컴퓨터는 다목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그 발전속도는 실로 과속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특히 통신기술의 발달과 컴퓨터기술과의 연합으로 이른바 가상공간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공간에서의 새로운 규범 및 제도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가상공간」이라는 용어는 윌리엄 깁슨이라고 하는 공상과학자가 80년대 초반 그의 저서 「Neuromancer」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오늘날에는 네트워크상에서의 가상적 생활의 터전을 의미하게 되었다. 초기의 가상공간은 주로 전자게시판(BBS)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런데 네트워크가 급증함에 따라 가상공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도 폭증하게 되었다.
각 기업들은 경제적 원리에 따라 기업홍보, 각종 상거래, 전략적 제휴 등에 인터넷을 포함한 여러 가지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되었고 많은 기업들이 통신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부가가치망 사업자들도 네트워크를 이용,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네티즌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가상공간에서 작업과 오락을 동시에 향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상공간의 윤리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첫째, 가상공간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문제이다. 네티즌들은 거의 자유롭게 허용되어 있는 다운로딩 기능을 활용해 수많은 정보를 개인정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보들은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것들도 많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들이 사람들의 인식이나 의사결정을 잘못 인도할 가능성이 점차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사회규범적인 차원에서 해악이 되는 정보도 많이 존재해 네트워크상에서 유통되는 정보들이 이따금씩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둘째로 가상공간 자체가 가지는 문제도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본인을 은폐한 채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음란물을 탐닉한다든가, 전자메일이나 전자게시판에 강한 강도의 야유나 비방을 일삼는 등 더욱 쉽게 비정상적인 행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주원인을 심리학의 태도이론을 근거로 분석해 보면 네트워크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의 하나인 익명성이 일반인들의 충동적인 태도에 대한 제어장치를 무력화시키면서 그들의 충동적인 행동이 네트워크상에서 더욱 자유롭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행동들은 심하게는 표절, 사생활침해, 불법복사 등 범죄로 발전하기도 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셋째로 가상공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네티즌의 문제이다. 물론 네티즌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긍정적인 평가에는 네티즌은 21세기의 세계화 및 정보화를 주도할 집단이라는 평가가 있으며 부정적인 견해로는 이들이 비현실의 세계에 몰입, 바람직하지 못한 이상(理想)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세계관을 성숙시켜 나가야 할 청소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선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가상공간이라는 광할한 신천지 앞에 서 있고 누구든지 이 대륙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자격과 자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율이 지혜롭게 이용되지 못할 때 자율은 파괴된다. 따라서 편협한 가치관이 아닌 강한 윤리력을 소유한 지혜로운 정보인들을 통해 가상공간이 꾸며지고 보존되도록 해야 한다. 또 우리의 네티즌들이 이러한 취지에 동의하도록 격려하고 교육해야 한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쾌적한 환경의 가상공간을 물려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