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스위치 對 태그스위칭 기술우위 논쟁에 패스트IP가 가세, IP 스위칭기술 관련 경쟁이 3파전으로 치닫고 있어 주목된다.
IP 스위칭기술 관련 논쟁은 이 기술이 근거리통신망(LAN) 백본과 원거리통신망(WAN) 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술로 인식되면서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 IP스위칭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장비 및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한 일.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선점경쟁을 벌여왔던 업체는 입실론과 시스코시스템즈 등 두 업체였다.
이들은 각각 IP스위치와 태그스위칭기술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네트워크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한국쓰리콤이 최근 본사로부터 급송된 패스트IP 관련 기술자료를 공개하면서 경쟁관계는 「타는 불에 기름 끼얹는 격」이 되는 양상이다. 한국쓰리콤이 이번에 발표한 패스트IP의 기본구조는 IP의 흐름을 적절하게 제어,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일반적인 IP스위칭과 유사하다.
그러나 IP스위치, 태그스위칭과 비교할 때 장점은 확연히 드러난다는 게 한국쓰리콤의 설명이다. 우선 태그스위칭에 비해 패스트IP는 완벽한 스위칭솔루션이라는 것이다.
태그스위칭이 라우터를 기반으로 한 반면 ATM 스위칭장비인 「셀플렉스 7600」 상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전송속도 면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패스트IP는 LAN 백본을 지원하기 때문에 인터넷만을 기본환경으로 채택, LAN에 대한 적응력이 없는 태그스위칭에 비해 기업용으로 한수 위라는 지적이다.
한국쓰리콤은 또 패스트IP가 네트워크기술 표준화 관련 문서인 RFC를 완벽하게 지원, 향후 표준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가비트(Gb) 이더넷, 6백22 ATM 등으로 기술이전이 용이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태그스위칭이 Gb이더넷, 6백22 ATM 등을 지원할 때 라우터에 맞춰 모든 스위치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게 한다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한국쓰리콤에 따르면 IP스위치에 비해 패스트IP는 또 「표준화된 기술」이다.
패스트IP는 802.1q로 지정된 가상(virtual) LAN 규격 및 802.1p 그룹어드레스 지정프로토콜(GARP)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위치 상에서 구현되는 어떠한 형식의 가상 LAN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국쓰리콤은 주장한다. 패스트IP는 IP뿐 아니라 다른 프로토콜도 지원할 수 있다.
IP스위치가 태그스위칭 구성방식과 같이 입실론 컨트롤러를 스위치마다 설치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쓰리콤의 발표대로 라면 패스트IP는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그스위칭에 앞서고 보다 널리 알려진 업체의 기술이라는 면에서 IP스위치보다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IP스위치, 태그스위칭, 패스트IP 등 세가지 기술 가운데 현재 운용되고 있으며 많은 네트워크업체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은 IP스위치뿐이라는 점이다.
또 전세계 80% 이상의 라우터를 공급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의 영향력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쏟아지는 신기술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황이 국내 네트워크업계의 현주소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