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중계유선방송과 경쟁...보급형 채널공급 추진

케이블TV 업계가 기존 중계유선방송과 경쟁하기 위한 값싼 「보급형 채널」 공급을 추진 중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 사업자들은 최근 월 시청료가 3천∼4천원에 불과한 기존 중계유선방송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지상파방송 5개 채널을 포함해 △KBS 2개위성 채널과 K TV, 방송통신대, 아리랑채널 등 공공채널 및 지역채널 △그리고 홈쇼핑, 종교 1∼2개 채널 등 총 10여개의 채널을 한데 묶어 월 4천5백∼5천원(예정) 시청료로 컨버터 없이 가입자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을 마련, 이를 추진하고 있다.

SO사업자들은 이 「보급형 채널」(이코노믹 티어링)이 구성될 경우, 저렴한 시청료로 기존중계유선방송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채널이기 때문에 프로그램공급사(PP)와 수신료를 배분할 필요없이 전송망사업자(NO)에 일정 수신료를 주면 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SO사업자들은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이같은 「보급형 채널」 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뒤, 희망하는 SO에 한해 이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재 대부분의 케이블TV PP들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최근 PP협의회 실무대표자들은 모임을 갖고 이같은 SO의 「보급형 채널」 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PP실무대표들은 만일 이같은 안이 채택될 경우, 케이블TV가 중계유선으로 전락할 수 있고, 본격적인 채널 패키지를 위한 전단계 역할을 할 우려가 있으며, 각 SO가 이 「보급형 채널」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유치한다면 다른 채널 가입자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극력 반대하고 있다. 또한 서울의 서초, 강남 등 일부지역의 SO도 현재의 1만5천원 가입자가 저가의 「보급형 채널」로 환원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SO관계자들은 △현재 대부분의 SO에서는 현행 월 시청료 1만5천원의 가입자가 한계에 달했고 △케이블TV 저가가입 희망자 확보 및 중계유선방송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보급형 채널」 도입이 필수적이며 △ 현재 정체상태에 있는 케이블TV의 활성화 및 SO의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이같은 「보급형 채널」이 채택되고, 2차지역 SO가 허가가 날 경우 케이블TV와 중계유선방송간에 가입자 유치를 위한 일대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