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2000년 문제 해결에 본격 나서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컴퓨터프로그램 속의 날짜가 연도의 뒤쪽 두자리 만으로 표기돼 있어 오는 2000년에 이르면 컴퓨터가 00년으로 인식하게 돼 금융업, 대형제조업, 대형서비스업 등 대형 전산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전산시스템 운용에 일대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소위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IBM, 한국HP, 한국유니시스, 한국NCR, 한국후지쯔, 한국피라미드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주요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전담팀을 발족하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문제 해결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한국IBM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인프레임에서 워크스테이션에 이르는 모든 하드웨어 플랫폼을 2000년에 대비해 재조정하고 각 시스템별 운영체계용 개발키트를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한국IBM은 올 연말까지 중대형 컴퓨터용 모든 응용소프트웨어를 2000년 표기가 가능하도록 재개발하는 한편 기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설립한 자회사 「ISSC」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국HP는 2000년 표기 문제에 대응한 새로운 운영체계 「HPUX10.30」버전을 탑재한 유닉스 서버를 내년 초부터 공급하고 기존 고객에게는 이 운영체계를 제공,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응용 소프트웨어 수정을 위한 컨설팅 및 서비스팀도 발족할 계획이다.
한국유니시스는 현재 미국 본사에서 열리고 있는 97년 사업계획회의에서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국내 고객을 상대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유니시스는 2000년 표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 컨설팅과 서비스를 전담토록 계획인데 이에 대응한 태스크포스팀도 설치할 방침이다.
한국NCR은 『현재 공급중인 「월드마크5100」기종 등 대부분의 시스템을 2000년 표기에 대응토록 재개발했다』고 설명하면서 『국내 기존 고객에게는 본사 차원에서 조직된 2000년 프로패셔널서비스조직의 지원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후지쯔는 국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2000년 표기와 관련한 간이설문조사를 이달 말까지 마치고 내년부터 이를 토대로 2000년 프로그램을 진행시켜 나갈 예정이며 한국피라미드는 2000년 전문 컨설팅업체인 어센트로직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2000년 문제가 전산시스템 운영의 주요 현안으로 대두되자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등 관련단체 물론 일반 기업들도 대응책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최근 2000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 업계,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2000년 연구회」(가칭)을 발족하고 이 문제에 대한 인식확산과 프로그램 수정에 따른 제반비용 부담 등 관련기준 제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룹의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통합시스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삼성데이타시스템, 현대정보기술, LGEDS시스템, 쌍용정보통신과 한국통신, 한전 등 대기업들은 현재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현재 2000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