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캐드캠시장 구조 재편 조짐

국내 컴퓨터지원 설계, 생산(CAD, CAM)용 SW 시장구도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닉스용 캐드캠 수요의 70∼80%가 삼성, LG, 현대, 대우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최근 삼성과 LG그룹의 표준캐드캠 툴 선정이 윤곽을 잡아감에 따라 관련업계의 관심이 캐드캠 공급구도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하반기에 삼성그룹과 오는 97년말까지 자사의 캐드캠 툴 「카티아」버전의 일괄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기존의 삼성전기, 전자, 코닝 등은 SDRC사의 「아이디어스」를 주력툴로 사용하고 있지만 여타 삼성그룹 관련사의 툴은 「카티아」 일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그룹은 자동차분야에서 오는 98년까지 1천5백대 이상의 카티아툴을 공급받기로 한 것을 비롯, 기계, 중공업, 화학등의 제분야에서도 카티아가 사실상의 표준으로 정착되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최근 LG전자가 유니그래픽스를 표준툴로 선정해 오는 2천년까지 유닉스버전 툴 표준화를 전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캐드업계는 LG그룹의 주력업체인 LG전자의 표준화가 LG그룹의 표준화로 진행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LG화학 및 산전부문의 표준화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LG전자가 표준화툴로 선정한 유니그래픽스툴은 또 최근 미국 항공기제작사의 하청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국내 항공기제작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맥도널 더글러스 등 세계 항공기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미국 항공기업계에서 유니그래픽스가 사실상의 표준으로 굳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같이 양사가 국내 캐드캠 대형물량 및 수요처를 확보함에 따라 올해 가장 타격을 입은 업체는 카티아 및 유니그래픽스를 공급하고 있는 SDRC코리아및 PTC코리아다. 이들업체의 향후 영업전개는 신규시장 개척 및 틈새시장을 노릴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IBM(카티아) 및 LGEDS(유니그래픽스)의 유닉스버전 공급주도권 확보와 더불어 윈도NT 버전을 공급하고 있는 데스크톱 캐드캠 버전 공급사의 구도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최근 몇개월새 이 시장에서의 공급 구도는 기존 오토데스크사 중심에서 4사 경합구도로 점차 지각변동이 일고있다.

오토데스크코리아는 2차원용 툴인 「오토캐드」로 그동안 한국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수요자의 요구가 3차원모델러 위주로 전환되면서 「MDT」를 내놓았다.

뒤이어 인터그래프코리아가 「솔리드에지」를, 웹씨스템이 미 솔리드웍스사의 「솔리드웍스」를, 동일CIM이 마이크로카담을 업그레이드한 CSC사의 「헬릭스」버전을 각각 내놓으면서 4개사가 치열한 시장점유경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는 내년도 데스크톱용 캐드캠 시장이 기존 오토데스크의 2D툴 독주에서 3D툴 중심으로 전환돼 4사 경합구도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그래프와 MS의 제휴, 솔리드웍스와 유니그래픽스의 커널 공유 그리고 마이크로카담을 업그레이드한 헬릭스 모두가 오토데스크사의 MDT와 경합하기에 충분한 배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내년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카티아, 유니그래픽스 툴의 유닉스시장 주도 움직임 그리고 윈도NT용 캐드캠 툴의 4사 경합구도에 대한 관심이 연말을 앞둔 캐드캠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