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터넷방송
올 들어 등장한 인터넷 방송은 조만간 방송통신 융합매체의 대표주자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94년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VOD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인터넷 방송은 「포스트VOD」로 부상중이다.
컴퓨터 모니터의 대형화, 통신회선의 전송능력 향상 및 소프트웨어 기술추세를 감안할 때 인터넷 방송은 여타 매체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주요 미디어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상 프로그램에 대한 유료화 개념이 일반화하는 시점에서 인터넷 방송은 네티즌 또는 컴퓨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중화의 길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석은 컴퓨터 사용자들, 특히 네티즌일수록 지상파TV 시청시간이 짧아지고 있으며 네티즌들의 컴퓨터 활용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이 경우 지적재산권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 확실해 이에 대한 해결이 우선과제다.
위성방송, 케이블TV, 디지털 지상파 등은 별도의 세트톱박스를 구입해 프로그램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데 반해 인터넷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은 세트톱박스에 대한 추가구입 부담 없이도 인터넷망을 통해 자유롭게 방송정보 및 프로그램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지금은 방송사들이 대고객 서비스 및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방송산업의 구조가 대변혁을 맞을 2000년께 인터넷 방송은 유료 방송매체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인터넷 방송은 전화회선을 통해 프로그램을 전송함으로써 화질구현이 불충분하나 ISDN망의 보급이나 케이블TV망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TV화면과 동일한 품질조건 하에서 인터넷 방송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화상 구현 소프트웨어에 대해 주요 업체들이 계속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데다 기술발전 속도마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인터넷 방송의 미래는 밝을 전망이다.
방송사업자에게 인터넷 방송의 매력은 투자비가 의외로 적게 든다는 점이다. 인터넷 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MBC의 경우 3억여원 정도의 투자로 서비스체제를 갖추었다. MBC의 인터넷 방송시스템은 생방송 프로그램을 스트림웍스 서버에 저장한 후 호스트 서버로 전송하고 이를 다시 전용망을 통해 한국전산원과 인터넷망에 띄워 놓은 것이다.
MBC는 앞으로 인터넷 방송과 함께 데이터뱅크 서비스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의 인터넷 방송은 MBC 외에도 KBS, YTN이 최근 서비스에 나서고 있으며 각 회사는 인터넷 방송을 별도의 局체제로 전환한다는 장기방침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경우 24시간 뉴스채널인 MS NBC와 CNN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니의 경우는 프로그램 공급업자로부터 영상 프로그램을 구입해 인터넷 방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의 예는 만약 법제도가 뒷받침된다면 개인사업자도 별도의 방송국 운영 없이도 인터넷 방송에 뛰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다.
인터넷 방송의 관건은 동화상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다. 그러나 최근 동화상 소프트웨어 개발이 급진전을 이루고 있어 인터넷 방송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최근 각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美 프로그레시브 네트웍스社의 음성전송용 소프트웨어인 리얼오디오를 이용해 라디오분야에 한해 인터넷 방송이 가능했으나 최근 동화상용 소프트웨어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美 싱 테크놀로지社가 인터넷 방송용 소프트웨어 스트림웍스를 선보이며 시장을 점유해 나간 데 이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NTT 등이 시제품을 출시했고 넷스케이프도 제품개발을 추진중이다. 인터넷 방송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포인트는 동화상 및 음성 등 연속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전송할 것인가에 대한 규격문제로, 최근에는 표준적인 인터넷용 프로토콜 이외에도 여러 가지 프로토콜이 다양하게 사용되는 중이다.
싱 테크놀로지社의 스트림웍스는 TCP 대신 UDP(User Datagram Protocol)를 이용해 영상전송을 실현, 패킷의 재전송처리를 생략하고 연속적인 데이터 전송이 가능토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인터넷 방송용 소프트웨어로 출시한 넷쇼(NetShow)도 프로토콜로 UDP를 채용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대역 예약 프로토콜인 RSVP를 이용했다. RSVP는 음성 및 동화상의 전송을 위해 네트워크의 특정 대역을 독점적으로 이용케 하는 프로토콜로, 미국의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도 개발중인 인터넷 소프트웨어에 RSVP를 채용할 예정이다. 일본 NTT가 시판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용 소프트웨어인 소프트웨어 비전은 TCP/IP를 이용해 동화상과 음성을 전송한다. 또한 RSVP 대신에 패킷을 받는 타이밍에 의해 네트워크의 상황을 추정해 화상의 프레임 수를 높이는 방법을 취하는 RSTP를 독자적으로 개발, 적용했다.
이밖에 학술망에서 화상회의용으로 사용되는 Mbone과 미국의 비보사 및 VOD라이브사가 출시한 동화상 구현 소프트웨어도 일부 이용되고 있다.
2.VOD
지난 94년 타임워너社가 플로리다주에서 시작한 풀서비스 네트워크 시스템은 단번에 전세계에 VOD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타임워너와 손잡은 SGI사는 물론이고 IBM, DEC, HP,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사 등 미국 컴퓨터산업을 대표하는 기업군이 VOD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일본, 유럽의 통신회사, 전자회사, 각국의 정부까지도 VOD를 최대의 현안으로 받아들였다.
지금이야 들뜬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 VOD에 강한 관심과 집착을 보이는 통신서비스 회사나 케이블TV 운영자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약 20여개국의 통신사업자들이 VOD에 대한 시험서비스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벨 사업자들과 케이블TV 사업자 일부가, 유럽에서는 BT, DT, FT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VOD 시험서비스를 나서고 있고 아시아 각국도 이의 시험서비스를 추진중이다.
현재까지는 경제성도 없고 손익분기점에 대한 조사분석도 되지 않은 VOD사업에 이처럼 많은 국가들이 힘을 쏟는 것은 VOD의 잠재력때문이다.
VOD를 조금 더 관심있게 살펴보면 그 안에는 기술적으로든 사업적으로든 엄청난 세계가 펼쳐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VOD의 장점은 단지 요구하는 비디오 내용의 검색이나 VCR 조작감각을 실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비용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편리성으로 대여 비디오시장을 누를 수 있다는 점때문에 소비자형 사업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시장과 VOD사업은 VCR와 세트톱박스의 비용이 거의 비슷한 데 비해 비디오 서버의 비용, 그리고 통신비용은 전혀 맞지 않는다. 이것은 아날로그 자기테이프의 기억비용과 비디오 서버의 자기디스크에 대한 디지털 정보의 기억비용에 차이가 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비디오 서버의 컴퓨터 시스템으로서의 성능 및 투자비에 기인한다. 비디오 서버는 동시에 수백, 수천, 수만명의 사용자 요구가 있을 때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하나 현재 투자비용은 서비스 이용자당 1만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이 곤란하다.
현재 5백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센터에만 5백만달러의 설비투자비가 필요하게 된다. 이때문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VOD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자금 면에서 엄청난 위험부담을 동반하게 된다. 타임워너의 실험시스템이 4천가구에 대한 실험서비스에서 더이상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도 코스트문제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VOD시스템이 사업성에서 장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통신코스트에도 불구하고 매번 이용자가 바뀌는 상황이면 고정가입자에 대해 수십배의 정보이용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호텔이나 교육환경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케이블TV 서비스지역 내에 호텔이나 교육기관이 많이 있는 케이블TV 운영자에게는 빈 채널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또한 VOD사업은 향후 발전방향에 따라 케이블TV사업과 동일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현재 각 VOD 시험서비스는 통신사업자들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으나 향후 발전여하에 따라 정보제공업자(IP)들이 비디오 서버에 콘텐트를 저장하고 직접 서비스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통신사업자는 프로그램 전송료를 담당하고 IP들이 주체로 부상할 수 있다.
VOD사업의 관건은 표준화다. 현재 VOD의 표준화는 국제전신전화 자문위원회(CCITT) 산하단체인 ATM포럼과 DAVIC(Digital Audio-Video Council)에서 논의되고 있다.
ATM포럼은 내년 7월 중 표준화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해지며 가장 많은 활동을 했던 DAVIC은 지난 94년부터 활동에 들어가 지난해 말 기본적인 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말까지 확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당시만 해도 이의 표준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전세계의 통신, 방송, 컴퓨터, 가전업계, 주요 연구기관에서 2백여기관이 DAVIC에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현대전자 등 관련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DAVIC의 표준화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돼 활동 1년 반 만에 버전 1.0을 내놓았으며 인터넷 액세스 등 새로운 사양을 포함한 버전 1.1과 1.2는 올해 말 확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VOD의 표준화가 올해 말까지 이뤄질 경우 VOD는 내년 이후 새로운 가능성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한국통신이 멀티미디어사업의 일환으로 이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94년 반포전화국 내 1백가입자를 대상으로 1백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시험서비스하고 있다. 여기에는 LG미디어와 현대전자가 프로그램을, 현대전자가 세트톱박스를 납품해 현재까지도 프로그램 시험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이달중으로 1천5백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적인 시범서비스를 계획중이다. 이를 위해 MBC미디어텍이 2백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인코딩했다.
이달중으로 실시되는 전국시범서비스 대상은 서울 을지전화국, 부산진전화국, 대구 수성전화국이 각각 3백가입자, 영등포전화국, 인천 부평전화국이 각각 2백가입자, 광주 서광주전화국과 대전 둔산전화국이 1백가입자다.
반포시험서비스와 달리 이번 전국시범서비스에서는 20여개 IP들이 참여, 무료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중으로, 이들 IP는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독립적인 콘텐트 제공사업 여부를 저울질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여의도를 대상으로 VOD 시범서비스를 추진중인 것을 비롯해 민간업체들이 국내외에서 VOD사업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