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디오의 변신
지상파의 일차적인 변화는 라디오에서 밀려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접목과 함께 몰려오고 있는 라디오 분야의 변화는 디지털 오디오 브로드캐스팅(DAB)으로 대표된다. 최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송수신시스템 연구는 물론이고 시험서비스가 활발히 추진돼 2000년께부터는 본격적인 상용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디지털라디오의 매력은 잡음, 간섭에 강해 이동체 수신시에도 CD 수준의 음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며 우수한 전력 및 주파수 효율로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할 수 있다. 특히 초고속정보망과 연계하면 이동체에 멀티미디어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어 가장 각광받는 매체로 부상할 것이 확실하다.
DAB는 분배형태에 따라 지역방송을 담당하는 지상계, 전국을 담당하는 위성계, 지상계와 위성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이 있으며 사용 주파수대역별로는 인밴드 시스템과 아웃오브밴드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지난 92년 ITU내 WARC-92의 DAB 주파수 할당에서 한국과 일본은 2천5백35에서 2천6백55의 지상계&위성계DAB를 허용받은 상태다.
선진국이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 대표적인 DAB방식으로는 아웃오브밴드 방식을 사용하는 유럽의 유레카-147이 꼽힌다. 우리나라의 연구도 유럽방식인 유레카-147에 크게 의존한다. 유럽의 ETSI는 유레카-147을 유럽표준 DAB방식으로 공표했으며 95년부터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가 시험, 상용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존 AM, FM 채널을 활용하는 IBOC와 기존 FM의 인접채널을 사용하는 IBAC 등 인밴드방식이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2차시험이 실시돼 FCC에서 최종 DAB 표준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DAB수신기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시험용이 개발됐으나 가격대가 현재 1천5백달러 수준에 이르러 ASIC화를 위한 칩세트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연구진행에 따라 98년까지는 차량용 수신기의 상품화, 2000년에는 휴대용 수신기 상품화가 가능, 본격적인 DAB 서비스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DAB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서비스다.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방송은 물론이고 영상라디오, 텔레텍스트, 팩스, 전자신문, 광역페이저, 내비게이션시스템, GPS, 교통정보시스템 등이 가능하다. DAB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방송사업은 물론이고 통신사업이 가능, 본격적인 방송 및 통신의 융합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KBS가 유레카-147을 대상으로 올해 송수신실험에 착수한 데 이어 98년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ETRI)가 올해부터 표준화 및 실용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외에도 ETRI가 지난 95년 DAB 수신기 개발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국책과제로 DAB 수신기를 개발할 예정이며 각 전자업체들도 이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2.지상파TV의 변신
지상파TV의 경우 여타 경쟁매체에 비해 아직까지는 변신폭이 좁으나 최근 디지털기술과 함께 큰 변화조짐을 맞고 있다. 특히 지상파TV의 디지털화는 완전한 디지털 세계로 진입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의 상용화 시점에서는 완벽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지상파TV는 영상과 음성의 고능률 부호화 기술에 의해 종래 1채널분의 주파수 대역으로 똑같은 품질의 TV 프로그램을 6배에서 8배까지 서비스할 수 있다. 또한 전송특성상 이동중에도 서비스 수신을 할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와 고기능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인터넷, 데이터방송, VOD, 홈쇼핑 등 양방향 서비스는 디지털 지상파TV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직까지는 위성방송에 비해 검토해야 할 과제가 많아 선진국들도 연구개발중에 있으며 현재 변조방식은 VSB(Vestigial Side Bands)에 의한 아날로그 방식에서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에 의한 디지털 방식으로 연구되고 있다.
미국은 당초 지상파 방송에서 HDTV를 실현하기 위해 ATV(Advanced TV) 계획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일반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2002년까지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FCC는 디지털 지상파TV 방송실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그에 따른 방송허가방식을 올해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유럽의 경우 93년 방송사업자, 네크워크공급업자, 생산업체 등 28개국 2백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디지털 비디오 방송에 대한 유럽프로젝트(EP-DVP)가 설립돼 위성, 케이블, 지상파, SMATV(Satellite Master Antenna TV)를 연구해왔다.
디지털 지상파TV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는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가 추진중으로 BBC는 디지털 지상파TV 송수신시스템 시제품을 테스트한 데 이어 올 9월에는 유럽 표준기관인 ETSI에 의해 세부사양을 인정받았다. 영국은 디지털 지상파TV 적용을 위한 법규정비에 나서 다중송신업자 제도를 신설하고 12개 사업자에 면허를 부여했으며 내년말부터는 상용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영국 외에도 스웨덴과 덴마크 정부가 디지털 지상파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지상파방송을 2000년까지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확정하고 세부계획을 마련중이다. 우정성은 최근 통신종합연구소 및 NHK와 함께 디지털방송 송신실험을 올해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3개년 계획을 수립, 민간방송사업자와 가전업체까지 참여시켜 본격적인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디지털 지상파TV는 유럽이나 일본과 같이 아날로그 방송국이 많이 설치된 나라에서는 디지털TV 방송에 사용될 주파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초 디지털 지상파TV 검토작업에 들어갔으며 정보통신부는 방송사업자, 통신사업자, 연구기관, 가전업체가 참여한 디지털 지상파TV 포럼을 구성, 내년까지 표준화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디지털 지상파TV의 상용서비스 제공은 선진국의 추이를 보아가며 2000년 전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3.위성 및 케이블TV의 변신
위성 및 케이블 TV도 크게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방송의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사업자 선정이 이뤄져 약 20개 채널 상용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1일에 KBS가 실시한 위성방송 서비스는 정부가 언론사나 대기업에게도 보도전문채널을 제외하고는 참여를 허용할 방침이어서 내년 하반기 이후 상용서비스에 나설 경우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용 위성중계기에 의한 서비스가 아닌 통신용 중계기 방송서비스도 주목대상이다.
무궁화위성의 경우 방송용 중계기에 의한 위성방송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디렉TV 등 미국의 주요 방송사업자나 일본의 퍼펙TV의 경우 통신용 중계기를 사용해 위성방송서비스를 하는데 이 경우에 채널수가 방송용 중계기 이상으로 50여개 안팎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용 프로그램만이 아닌 라디오방송, 데이터방송 등 신규부가 통신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방송, 통신 산업 구조개편에 일조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데이콤이 이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고 일부 대기업들이 독자적인 위성을 통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케이블TV의 경우 앞으로 영상프로그램보다는 대화형서비스 중심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케이블TV는 4가지 유형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이 추진하는 디지털 케이블TV 방식과 한국전력이 추구하는 전송대역폭 확대, 한국이동통신이 추진하는 다지점 분배서비스(LMDS)와 또다른 무선케이블전송방식인 다채널 다지점 분배서비스(MMDS), 중계유선방송의 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전송기술에 따라서는 한국통신이 광케이블TV를 시험서비스하고 있으며 한국전력은 전송대역폭을 기존 4백50에서 7백50로 확대하고 대화형 양방향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의 경우도 무선케이블TV방식인 LMDS에 대한 시험서비스를 대전, 과천에 이어 실시하고 올해말 분당에서도 추가 시험서비스를 실시, 내년 이의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앞으로 디지털 LMDS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 (주)한국무선CATV가 추진중인 MMDS도 내년부터는 상용화를 눈앞에 둬 전송방식에 일대변혁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들 시스템 모두 다채널을 통한 부가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는 방송보다는 통신 또는 멀티미디어 매체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계유선방송은 종합유선방송에 밀려 제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이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어서 중계유선방송도 앞으로 크게 각광받는 매체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방송영역 또한 통신서비스와 연관돼 주목받는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FM주파수를 이용한 FM다중방송의 경우 일본, 미국 등에서 휴대형 수신기까지 개발,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KBS가 시험서비스중이다. 이 시스템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나 무선호출시스템으로도 이용된다.
또한 위성방송이나 HDTV의 데이터채널을 이용해 데이터 다중방송이 가능하고 지상파TV의 데이터 신호를 이용하는 TV문자다중방송은 최근 전화공중회선을 조합한 서비스시스템과 함께 실용화작업이 선진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CS디지털 방송을 이용한 데이터 방송은 영어자막을 전송하는 캡션서비스와 프로그램 안내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조영호,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