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가 21세기 유망 수출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스템, 한글과컴퓨터, 한맥소프트웨어, 태평양정보기술, 서두로직 등 20여개 소프트웨어회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주력 제품을 해당국가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고침으로써 최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와 잇따라 대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
서울시스템(대표 이웅근)은 서체 부문에서 정상급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가장 보수적인 문부성에 호적전산화용 서체를 공급한 것을 계기로 일본IBM, 후지제록스, 리코 등 10여 업체에 올해 5백만 달러 상당의 소프트웨어를 수출하게 됐다. 이 회사는 또 내년에는 신문조판시스템(CTS), 탁상전자출판시스템(DTP), 컨설팅 등으로 수출품목을 다양화하여 올해보다 수출실적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는 지난 8월 이후 「한글」의 일본어, 중국어판을 잇따라 현지에서 발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현지 반응을 토대로 그동안 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폼프로세싱, 문서관리, 워크플로우 등 핵심 모듈을 개별적으로 상품화하여 미국과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와 관련, 현지영업 및 정보수집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로스앤젤리스에 미국법인을, 지난 9월에는 도쿄에 일본지사를 각각 출범시킨 바 있다.
올초 매킨토시용 워드프로세서 「아이라이트」를 일본에서 발표, 현지 언론과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한맥소프트웨어(대표 권순덕)는 올 하반기부터 이 제품에 대한 꾸준한 업그레이드와 마케팅 강화로 연말까지 이 분야의 시장점유율 10%를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내년 초까지 전자출판용 기능확장 소프트웨어인 「쿼크익스텐션」 20여종을 일본 현지에 출시, 품목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두로직(대표 유영욱)도 지난해 말 미 사우스캘리포니아주에 합작법인 아가페를 설립, 전자설계자동화(EDA)도구인 「마이캐드」를 수출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데 힘입어 내년 초 하드웨어 설계 언어인 VHDL도구를 통해 수출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태평양정보기술(대표 변종승)은 국산 코볼언어인 「링크코볼」의 중국어 버전을 내년초까지 개발, 현지에 라이선스 방식의 수출에 나서며 핸디소프트와 소프트매직 등도 일본을 대상으로 그룹웨어와 DTP분야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결과 대규모 계약이 성사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한자 및 그래픽 처리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특히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한자문화권 시장 개척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