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지역코드제 문제 많다..미.일등 `밀실합의`

국내에서도 DVD플레이어가 판매된 것으로 계기로 그동안 DVD생산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지역별코드제의 확정여부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역별코드제는 원래 하나의 지역에서 발표된 DVD타이틀을 다른지역에서 재생할 수 없도록함으로써 소프트자산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미국영화업체들이 주장하고 나선 것.

이 주장을 일본 마쓰시다전기산업이 전격 수용하면서 급진전되기 시작했다.마쓰시다전기는 회로의 일부 수정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제조코스트는 거의 상승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별의 판매.마케팅 전략을 중시하는 美 영화업계등의 의향을 받아 들임으로써 상품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즉 소프트웨어가 하드비지니스에 주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실제로 디지털 녹음기기의 디지털 오디오 테이프(DAT)에서는 저작권 문제에서 소프트 메이커의 반발을 받아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소프트웨어의 확충이 하드웨어사업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에 지역별코드제도입에 있어서 양측의 이해가 일치된 것.

따라서 지난 10월28일에 열렸던 DVD Advisery Committee에서 포괄적인 합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지역별코드제가 최종 확정됐음을 알리는 공식발표가 없는 상황이지만 대략 5개코드안에서 6개코드안으로 잠정 확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잠정적으로 확정된 지역별 사양을 보면 세계를 6개지역으로 구분,각각의 지역서 발매하는 DVD플레이어의 회로에 고유의 「지역 코드」를 채용토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도 소프트웨어에 동일한 코드를 설정하도록 해 북미에서 발매된 소프트는 유럽등 다른 지역에서는 재생할 수 없게 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이 1번을,일본과 유럽,남아프리카공화국은 동일코드로 해 2번을 부여받았다.또한 우리나라는 동남아지역과 3번,남미와 오스트레일리아가 4번,아프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와 러시아는 5번,그리고 중국이 6번을 각각 부여받았다.

이번 코드부여에서는 일본 DVD관련업체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미국영화업체들의 주장을 유리하게 이용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알수 있다』면서 『그중에 대표적인 사례가 상대적으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유럽지역을 일본지역과 동일 코드를 부여한 점이다』고 밝혔다.

또하나는 아프리카시장중에서 가장 큰 시장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유럽지역과 동일코드를 부여한 점도 일본업체들의 이해가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점과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별코드제의 도입에서는 국내업체들이 배제된 상황이어서 우리의 입장을 주장할 수 없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를 불법복제국가라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동남아시장과 동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미국과 일본업체들의 입김대로 이루어진 지역별코드제는 이제 우리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이다.우리업체들은 이중부담을 안게 되면서 일본업체들과의 경쟁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또한 우리소비자들도 지역별 사양의 설정으로 인해 예를 들면 미국에서 구입한 소프트를 재생할 수 없게 됐다.자칫잘못하면 시장을 모두 외국업체들에게 내줄 수 밖에 없게된 상황이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국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