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퍼스 변압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내 변압기 업체들이 소재가격 및 기술이전 문제로 아모퍼스 변압기 생산을 꺼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최근 「22.9용 아모퍼스 일단접지 주상변압기」의 구매시방서를 확정함에 따라 국내 변압기 업체들은 이 규격에 적합한 아모퍼스 변압기의 개발을 추진 또는 완료했지만 경제적 효율성과 기술이전 문제를 들어 생산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모퍼스 변압기는 변압기의 핵심부품인 코어를 아모퍼스(비정질 결정구조를 갖는 금속)로 대체한 것으로 기존의 규소강판 변압기에 비해 철손을 75%가량 줄일 수 있는 신소재 변압기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아모퍼스금속을 생산하는 곳은 엘라이드시그널사 한 곳뿐이고 그것을 원료로 한 코어생산업체도 세계적으로 2, 3개 업체에 불과하다.
아모퍼스 변압기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아모퍼스 변압기의 효용성과 범용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아모퍼스 원자재 및 코어의 생산, 가공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조립 차원의 개발은 무역역조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들이 아모퍼스 변압기 생산을 꺼리는 것은 한전의 미온적인 태도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매시방서는 결정됐으나 구매물량과 시기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아모퍼스 변압기 생산은 「모험」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모퍼스 변압기 개발은 추진하나 한전의 구매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몇년전 한전 개발과제로 선정돼 업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개발했던 저손실 변압기의 경우 한전의 구매물량이 적어 업체마다 재고가 남게 됨으로써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한전정책의 비일관성을 지적했다.
〈박영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