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로 세트 및 어셈블리, 유통업체 등 수요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모색했던 부품업체들이 점차 해외 파트너로 동종 업체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 부품업체들이 해외진출에 따르는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시장공략을 위해 외국의 유력 부품업체와의 동반자적 협력관계(파트너쉽)를 맺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해외 부품업체의 지명도나 판매망을 간접 활용할 경우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하고 외국 부품업체와의 협력체제 구축에 따른 선진 제조기술 및 설비이전, 원자재 구매지원 등 부수적 효과도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일정밀(대표 정강환)은 세계적인 자기저항(MR)헤드업체인 후지쓰로부터 핵심소재인 웨이퍼를 공급받아 후가공 생산, OEM공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유럽최대의 자기헤드업체인 프랑스 실맥, 일본 JVC 등과 다각도로 동반자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피코급 자기헤드, FDD용 스핀들모터 등을 주력 공급하고 있다.
소형모터업체인 한국권선기술(대표 임종관)은 지난해 일본 동경전자(TEC)와 OA기기용 스테핑모터에 대한 협력관계를 구축, TEC로부터 제조기술 및 라인을 이관받아 FDD용 스테핑모터를 OEM공급, 일본에 수출한데 이어 추가로 에어컨용 모터 공급도 협의중이다.
중견 PCB업체인 서광전자(대표 이희술)는 지난해 미국 웨스텍社에 이어 최근 독일 그룬디히 등 해외 유명 PCB업체와 잇따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 내년부터 다층기판(MLB) 및 테플론 PCB 등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
오실레이터 전문업체인 서안전자(대표 김국현)도 지난 5월 세계적인 수정디바이스업체인 미국 벡트론社에 범용 오실레이터, VCXO 등 수정디바이스를 벡트론 브랜드로 미주전역에 판매키로 하는 협력관계 구축에 합의, 내년 초부터 본격 공급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도 PCB부문의 기술도입선이자 세계 최고수준의 MLB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 이비덴社를 통해 일본 PCB시장을 간접 공략하고 있는 것을 비롯, 미국 굴지의 RF부품업체인 트랜스텍社와는 SAW필터 등 이동통신용부품 관련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궁극적으로는 자체 브랜드를 통한 직접 공략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비록 OEM방식이긴 하지만 동종업체를 통한 간접적인 시장개척이 급변하는 부품시장에 대처하는 대안중 하나』라며 『이미지 개선 등 부수적 효과도 적지않아 향후 독자적 시장창출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