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신제품 개발에 영업인력까지 참여시킨다

가전업체들이 신제품 개발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주로 상품기획단계에서 제안하고 개발은 각 사업부 개발(설계)팀 주관으로 추진해 왔으나 최근에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상품기획과 개발팀, 생산라인, 마케팅(영업) 등 관련인력이 처음부터 동시에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또한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새로운 기능이나 성능향상 외에 사후품질과 재활용 등을 중요한 요소로 추가시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주요 가전제품의 보급이 포화기에 들어선 데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짐으로써 해마다 일부 기능이나 성능을 개선시켜 내놓은 신제품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시판 이후 발생하는 서비스 비용이나 제품 수거처리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격경쟁력 압박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어 신제품 개발에서부터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5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신제품 개발 때 관련인력이 모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지난 7월 사장직속기구로 출범한 품질담당 인력까지 가세해 종합적인 검증을 거친 후 신제품 개발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특히 내년도 주력상품으로 개발중인 냉장고 신제품의 경우 지난 8월에 금년도 신제품에 대한 리콜서비스를 실시한 것을 교훈삼아 출시일정이 늦더라도 사후품질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을 사용한 후 분해가 쉽도록 설계하고 평가하는 「제품분해 용이화」소프트웨어를 신제품 개발에 적극 도입, 재사용 및 재활용률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가전 신제품 개발을 상품기획이나 설계팀의 몫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일선 영업부서까지 개발계획에서부터 적극 참여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곧 출시할 전자레인지 신제품에 최근 개발완료한 환경설계 평가기법을 적용해 부품수 감소, 제품감량화, 분해시간단축, 조립성 및 회수가능률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둠에 따라 이를 대부분의 가전 신제품 개발에 확대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는 신제품을 개발한 후 생산, 출하된 제품의 신뢰성(내구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각 제품사업부 주관으로 추진하는 신제품 개발 단계에 제품의 고장 메카니즘을 집중 연구하는 품질경영연구소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