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미국을 일컬어 인터넷의 천국이라고 한다. 인터넷의 발상지이기도 하거니와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땅덩어리만큼이나 전용회선도 넉넉하며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도 수백개에 이른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우리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하다.
미국에서 정보화가 가장 잘된 도시로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팔로알토시와 쿠퍼티노시를 꼽을 수 있다. 자국인들이나 외국인들이 정보화 관련 시찰 관청으로 이들 두 곳을 선정하는 것만 봐도 이들 도시의 명성을 알 만하다. 팔로알토 시민들은 인터넷을 TV만큼이나 쉽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 시에서 만든 「Palo Alto」라는 홈페이지는 요즘 우리 정부에서 만든 것과는 달리 내용이 알차다. 시민들은 이 홈페이지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고 있다. 도서관 이용은 물론이고 각종 민원업무도 해결 가능하다.
팔로알토가 시당국의 철저한 계획 아래 시민들이 첨단정보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쿠퍼티노는 시민들이 스스로 시티넷을 구축한 것이 대별되는 특징이다. 쿠퍼티노 전 시장인 왈리 딘에 의해 93년 구축된 「시티넷」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보화기구이다. 물론 시민들이 순번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티넷」에 들어가면 쿠퍼티노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훤하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슈퍼 하이웨이」를 주창한 앨 고어 부통령이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도시가 쿠퍼티노시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전개한 행정정보화는 대체로 각 부처별 단위업무별 전산화에 머물러 업무의 생산성이나 대민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정보화의 목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최근들어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전자정부」구현이 소기의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마인드의 교정이 급선무다.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너나할 것없이 네트워킹의 본질과 그것이 갖는 장점을 인식, 피상적인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적극성을 보이기 전에는 정부의 노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 더욱 체계적이고 광범한 처방전이 마련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