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컴덱스] DVD 출품업체수 적어 명성 퇴색

0...올해로 18회째를 맞은 96추계컴덱스를 찾은 국내 참관자들 대부분이 해가 갈수록 참가업체가 줄어들고 새로운 이슈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

세계 최대의 컴퓨터전시회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컴덱스가 이처럼 위축되고 있는 것은 개막 당일부터 3일동안 전시장마다 거의 발디딜 곳이 없었던 예년과는 달리 참관자들이 자유스럽게 각 부스를 돌아볼 정도로 그 수가 부쩍 줄은 것으로도 증명.

특히 올해 전시회에서는 윈도95, 펜티엄 프로, 인텔과 파워PC진영과의 세다툼,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 등과 같은 굵직굵직한 이슈마저 사라져 참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실패했으며 올 전시회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DVD나 NC(네트웍컴퓨터) 등이 일부 업체에서만 출품, 전체적인 분위기를 끌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

국내의 한 참관자는 『과거의 컴덱스의 모습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컴퓨터의 신조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세빗과 같은 전시회를 찾아야할 것』이라고 촌평.

0...개막 이전부터 올 컴덱스에서 가장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됐던 DVD 관련 제품이 이번 전시회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출품업체수가 적어 관계자들마저 의아한 표정.

특히 DVD를 출품한 업체들도 파이오니아를 제외하고는 부스 한켠에 볼거리로 전시해 놓은데 그쳐 DVD가 이번 전시회의 주력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

DVD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칩셋 및 보드 등이 개발되지 않았거나 안정화되지 못한데서 비롯되지 않았는가』라고 분석하며 『이에따라 컴덱스를 계기로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예상됐던 DVD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서야 시장이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전망.

0...이번 컴덱스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국내 기업들로는 DVD보드를 선보인 두인전자와 모니터를 대거 출품한 한솔전자 등 2개의 중견기업.

두인전자는 DVD세트메이커들로부터 가장 기술이 앞선 제품이라는 호평을 받은데다 독특한 이름알리기 전략으로 이번 컴덱스 참가기업 및 참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평가.

미국현지법인인 엘레시드(E4)와 힐튼호텔에 비지니스센터를 개설한 두인은 E4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모델들을 E로 시작하는 앨비스프레슬리, 아인슈타인 등 4명의 유명인사로 각각 4명씩 분장시켜 전시장을 돌아다니게 했다는 것.

두인전자의 한 관계자는 『비록 컴덱스 주관사인 소프트뱅크로부터 직접 전시에 참가하지 않은 기업이 전시장내에서 요란한 마케팅을 한다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일단은 우리가 바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흐뭇한 표정.

또 처음 컴덱스에 참가한 한솔전자도 상담실이 없어 쩔쩔맬 정도로 미국 바이어들의 방문이 줄을 잇자 이번 컴덱스 참가는 성공작이었다고 자평.

한솔은 고급제품으로서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부스 전체를 흰색 일변도의 인테리어로 구성, 바이어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으며 특히 모니터사업에만 전념해온 조동완사장이 직접 바이어들을 상대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이미지까지 크게 높이는데 성공했다는 것.

조사장은 『처음 한솔을 찾은 바이어들 스스로도 고가제품임을 알아보는데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미국의 고급수요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본격화해 나갈 계획이며 이의 일환으로 불량제품에 대한 무조건 교환 등으로 모니터시장에서의 국산제품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美라스베이거스=양승욱,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