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에도 PC환경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MS는 이와관련 지난달 이후 현재까지 2종류의 새로운 플랫폼을 잇따라 발표했다. 휴대형PC(HPC) 운용체계 「윈도CE」와 네트워크형PC 「넷PC」를 구성하기 위한 레퍼런스 플랫폼이다.
이미 올상반기 레퍼런스 플랫폼을 발표했던 초간편대화형PC(SIPC)를 염두에 둔다면 MS가 구상하는 차세대 PC 패권전략은 현재의 일반 PC를 세개의 방향으로 특화시켜 나가겠다는 얘기가 된다. 이들 방향이란 휴대형컴퓨터(HPC), 표준 데스크톱컴퓨터(SIPC), 기업용컴퓨터(넷PC)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가운데 넷PC는 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네트워크컴퓨터(NC)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기본 플랫폼으로는 HPC의 경우 기존 윈도95 및 응용소프트웨어가 하나로 통합한 「윈도CE」를 사용하게된다. 넷PC와 SIPC는 초기에는 사용자인터페이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윈도95를 채용하겠지만 2∼3년후에는 윈도NT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3회에 걸쳐 윈도CE(HPC), 넷PC, SIPC에 대한 전략과 구체적 내용을 알아본다.
<윈도 CE>
「페기수스」 프로젝트로 알려진 「윈도CE」는 올상반기 부터 이를 채용키로 한 HPC생산업체들에 의해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다가 지난 18일 그 실물이 정식 발표됐다. 같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96추계컴덱스에는 카시오, 히타치, NEC 등 일본계를 중심으로 휴렛팩커드, LG전자, 필립스 등 90개 유명 하드웨어회사가 이 플랫폼을 채용한 HPC를 발표, MS의 컴퓨터업계에 대한 영향력과 핵심소프트웨어로서 윈도CE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MS가 내세우는 윈도CE의 가장 큰 특징은 윈도95 기반의 데스크톱 PC기능을 손바닥으로 쥘 수 있는(핸드헬드) 크기의 무선 컴퓨터에서 그대로 구현하게 해주는 통합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기존 개인휴대용단말기(PDA) 환경과 다른 것은 일반 PC와 1백%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구현기능이나 활용범위가 훨씬 고품위라는 것이다. 이 플랫폼은 그러나 지난 95년에 발표됐던 윈도95처럼 MS가 새롭게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아니다.
이 소프트웨어에는 윈도95 운용체계를 기본으로 「MS엑셀」(표계산), 「MS워드」(워드프로세서), 「MS인터넷 익스플로러」(웹브라우저), 「MS익스체인지 클라이언트」(전자우편), 「MS스케쥴러」(일정관리) 등 기존 PC용 응용소프트웨들이 HPC환경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됐거나 중심 기능을 자동 통합하는 방식으로 내장돼 있다. 통합슈트 「MS오피스」는 선택사양으로 채용될 수 있다. 사용자인터페이스는 윈도95의 시작(Start)버튼, 작업표시줄(툴바), 윈도탐색기(익스플로러) 등이 그대로 채택돼 있어 별다른 교육이 필요없다.
이밖에 일반PC에서 표준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도구로 사용되는 「윈32API」서브세트, 인터넷 표준프로토콜인 TCP/IP스택 또는 윈속2.0, 전화접속 프로토콜 PPP, 텔레포니서비스용 프로토콜 TAPI를 비롯, RAS와 DCC 등도 지원한다.
이렇게 보면 윈도CE는 기존의 운용체계와 응용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 제3의 제품으로 다듬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업그레이드 가능한 읽기전용메모리(EPROM)칩에 구워져 HPC에 기본 장착된다. EPROM을 사용한 것은 나중에 소프트웨어 기능이 업그레이드됐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운용체계와 응용소프트웨어의 통합은 MS가 「모듈라 윈도」 등의 명칭으로 이미 80년대말부터 구상해오던 것으로 당초 목표는 완전 대화형 가전제품에 채용할 예정이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 언어도 원래는 이같은 개념으로 개발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윈도CE가 지원하는 HPC하드웨어 규격은 4MB 이상의 EPROM, 2MB 이상 확장가능한 기본메모리(RAM)이다. 중앙연산처리장치(CPU)로는 실리콘그래픽스의 「밉스R4000」과 히타치의 「SH3」를 동시 지원한다. 일반 데스크톱PC와의 도킹을 위한 제반규격들도 함께 지원한다. 이밖에 기존 PC용 표준 쿼티 자판과 직렬 포트를 비롯, IrDA표준적외선전송규격, PCMCIA II 등도 지원한다. 오디오카드니 스피커는 선택사양이다.
한편 한국법인인 (주)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 4월까지 윈도CE의 한글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은 또 내달부터 국내에서도 영문판 윈도CE가 채용된 HPC가 선뵈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