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시장 중소업체 돌풍

중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이 몰려오고 있다. 국내 PC통신 이용자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면서 최근 1, 2년 사이에 군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이 속속 등장, PC통신 서비스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국정감사때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PC통신인구는 약 2백86만명이며, 이중 유료 가입자는 총 1백4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PC통신 이용자가 급증한 것은 PC보급이 늘어나고 정보마인드가 확산추세에 있는 가운데 신규 사업자의 잇단 출현으로 멀티미디어 정보가 증가하고 인터넷 서비스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중소 신규 통신서비스업체들의 대거 가세로 시장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서비스의 양과 질이 이전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PC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84개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4대 업체가 국내 PC통신 서비스시장을 사실상 분할점령하고 있으며, 나머지 사업자들은 대개 중소규모이거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들 중소 PC업체가 4대 업체와의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전문화된 정보의 발굴과 서비스의 고급화로 특정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니치마켓(틈새시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설립된 중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 중에는 실제 이러한 전략을 통해 4대 업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나름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놓은 업체들이 속속 눈에 띈다.

특화된 서비스로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업체가 바로 「피시링크」. 지난 10월부터 대중적인 취미생활이자 게임인 바둑과 장기를 앞세워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 피시링크는 현재 중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주 활동무대인 하이넷P(01410)의 인포숍과 정보세계에서 접속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비스 개시 1년만에 가입자 1만명을 확보하고 하루 3만건 이상의 접속건수를 기록하는 등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피시링크는 앞으로 바둑과 장기 외에 영한번역서비스, 해외여행관광정보, 인터넷연예정보 등을 전략 서비스로 집중 육성, 수년내 종합 PC통신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가장 최근에 PC통신 서비스시장에 진출한 나드리정보통신의 「나드리넷」도 주목받는 서비스 중의 하나.

10개 전용회선을 기반으로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해오다 지난 10월 29일부터 하이넷P를 통해 무료로 전국 서비스에 돌입한 나드리넷은 전 메뉴에 걸쳐 지원되는 화려한 그래픽화면과 특화된 전문 정보로 벌써부터 텍스트 위주의 화면에 식상한 통신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나드리넷의 주요 타깃은 대학생층. 따라서 나드리넷은 대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취업, 진학과 취미, 여가생활 등 관련 전문정보를 다양하게 확보해 놓고 있다. 또 대학생들이 인터넷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해 웹서버의 구축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나드리넷을 운영, 동일한 망을 2원화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기가 뜨겁다. 그래서인지 최근엔 「A+ 인컴」을 비롯해 「컴사당 통신네스텔」 「에듀넷」 등 교육 전문 PC통신 서비스가 속속 개설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5년동안 전국 모의고사를 전문으로 실시해온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제공하는 교육전문 PC통신인 「A+ 인컴」은 특화된 학습관련 서비스를 제공, 학생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인컴은 『컴퓨터 시대를 맞아 공부도 컴퓨터로 하지 않으면 우등생이 될 수 없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다양한 학습정보를 제공, 컴퓨터 가정교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A+인컴은 학습정보뿐 아니라 일반 종합 PC통신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게임과 통신서비스, 그리고 신속한 생활정보 제공,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는 활력소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통신인들이 즐겨 찾는 PC통신서비스 중의 하나가 바로 「피씨-밴」이다. 피씨-밴은 4대 메이저 통신과 마찬가지로 게시판, 온라인게임, 생활, 교육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특화된 증권정보서비스를 무기로 통신인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다양한 그래프를 이용해 제공하는 증권전략 차트 분석정보는 투자가로 하여금 주식 시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PC통신의 순기능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전문 PC통신 서비스 중 단연 첫번째로 꼽는 것이 바로 자원봉사전산망인 「VT넷」. 삼성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자원봉사 및 복지에 관한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VT넷은 1천5백여개의 복지기관과 각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원봉사 프로그램, 기관안내, 활동사례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소 PC통신업체들이 성인전용 PC통신망인 「씨씨네트」를 비롯해 방송, 연예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TV넷」, 물류전문 PC통신 서비스인 「글로넷」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나름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지역정보화의 물결이 거세게 이는 가운데 지방의 중소 PC통신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통신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전북, 경남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잇따라 설립된 지역 PC통신업체들은 수도권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 지역 정보화를 선도해 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구의 「TK넷」을 비롯해 대전, 충청지역의 「센티스」, 전북지역의 「CB넷」, 영남지역의 「이야기」, 호남지역의 「포커스」, 부산, 경남지역의 「아이즈」와 「피스넷」 등이 바로 현재 지방을 거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PC통신업체들.

특히 지방 PC통신 서비스업체들 가운데 케이콤의 「포커스」, 부일이동통신의 「아이즈」, 충남이동통신의 「센티스」 등의 지역 PC통신업체들은 전국 서비스업체인 나우콤과의 통신망 연동을 통해 중앙시장에 진출, 지역 통신인들은 물론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지방출신 통신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많은 중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이 특화된 서비스로 통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에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한 중소 PC통신 서비스업체들 중에는 특화된 정보의 확보는 차치하고 정보제공 능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서비스를 시작, 통신인들로부터 외면받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 PC통신 서비스는 데이터전용망인 하이넷P(01410)에 연결, 인포숍이나 정보세계에 들어가 PC통신 서비스의 고유번호나 직접명령어를 입력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