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형 서점 종합판매순위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를 끌던 컴퓨터서적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최근 영풍문고, 종로서적, 을지서적 등 대형 서점에서는 치솟던 컴퓨터서적의 인기가 반전되면서 컴퓨터서적 매장을 찾지 않는 독자들의 성향과 원인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을지서적은 종합순위에 5, 6권의 컴퓨터서적이 포함되던 올 초에 비해 50% 정도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연초 컴퓨터서적 특수분위기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종합순위 30위권에 한 권만이 턱걸이 입성함으로써 컴퓨터서적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풍문고는 컴퓨터서적 판매가 평소보다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밝혔다. 영풍문고 역시 종합 20위권에 컴퓨터서적이 단 한 권도 들지 못하면서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는 입장. 상대적으로 인기높던 인터넷과 컴퓨터 입문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컴퓨터서적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독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신선한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
한마디로 튀는 책이 없다는 것이 컴퓨터서적 인기감소의 주원인으로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컴퓨터서적 판매 증가추세가 출판계에 화제거리로 등장하던 올 가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터 길라잡이」 「포토샵 와우북」 「컴퓨터 일주일만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컴퓨터 무작정 따라하기」 등 걸출한 대작이 컴퓨터서적의 인기를 주도했으나 이들의 뒤를 이을만한 참신한 후속타가 없었다는 것이 주원인.
특히 인터넷이 관심의 대상이 되던 올 초에는 컴퓨터 그래픽스, 자바 프로그래밍 등 인터넷으로 파생되는 분야의 서적도 수요가 늘었으나 최근에는 이나마도 시들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서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의 책들, 즉 컴퓨터 입문서와 인터넷 입문서, 활용서, 윈도95분야 서적을 대부분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보유해 판매확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미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윈도95 등 컴퓨터 사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새로운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서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2월을 기점으로 인터넷 자격시험 문제집이 잇따라 출간될 예정이어서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실제적으로 대부분의 컴퓨터서적이 판매가 보장된 인터넷과 윈도95, 프로그래밍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됨으로써 전반적인 컴퓨터서적 시장의 확대에는 별 영향을 못미쳤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출판가에서는 비수기인 11월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맞물려 있어 혁신적인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는 한 올 초의 영광은 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