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이동통신업체인 모토로라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사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자가 60만명에 육박하는 등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어 제품을 출시해 시장쟁탈전에 본격 나서야 하나 정작 팔아야 할 제품이 턱없이 모자라고 있다.
모토로라는 당초 지난 9월께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를 첫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본사에서의 제품 개발이 늦어져 10월로 연기한데 이어 이달 말에 가서야 첫 제품을 출시, 세계적인 단말기공급업체로서의 체면을 겨우 살린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디지털 제품의 출시 물량이 통상 초기출하물량 2~3만대 수준에 비해 비교도 되지 않는 1천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드러내 놓고 「본격 판매를 개시했다」고 말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곤란한 입장.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초기 출시물량과 관련, 『한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총알이 없는 셈』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올해안에도 추가 공급계획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등 사실상 초기년도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이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 모토로라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토로라의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초기물량이 이처럼 예상외로 적은 것은 국내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모토로라는 국내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이 내년 초부터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고 미국 본사에서 제품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세계적인 이동통신 단말기 공급업체로서의 명분때문에 첫 제품을 서둘러 출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모토로라가 첫 출시한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부품중 CDMA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MSM(Mobile Station Modem)1.0칩을 내장, 현재 국내 업체들이 내장하고 있는 MSM2.0칩에 비해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폭발하는 국내시장에 고육지책으로 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토로라측은 내년초 자체 개발한 MSM2.0칩을 내장해 시장쟁탈전에 본격 가세한다는 방침으로 있어 초기제품의 판매가 상당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모토로라측도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올해에는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를 첫 출시했다는 명분으로만 활용하는 선에서 만족하는 눈치다.
따라서 모토로라의 초기 물량이 올해안에 전량 팔려도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서비스 첫해의 판매량은 1% 정도의 시장점유율에 그쳐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을 주도한 지난 10년동안의 아성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