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의 집적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최근 엑시머레이저를 광원으로 하는 스테퍼(축차이동식 노광장치)가 시장형성에 들어갔다.
스테퍼 주력기종에는 고압수은램프인 i선(파장 3백65나노미터 자외선)이 오랜기간 주요 광원으로 사용돼 왔다. i선의 파장을 미크론 단위로 환산하면 0.365미크론 정도로, 64MD램 회로의 미세부분(0.3미크론 정도) 형성은 무리가 따른다.
이에 반해 엑시머레이저의 파장은 2백48나노미터로, 64MD램뿐 아니라 2백56MD램까지 대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테퍼업계에서는 앞으로 0.25미크론급 미세가공을 필요로 하는 2백56MD램에는 파장 2백48나노미터인 KrF(불화크립톤) 엑시머레이저가, 0.18미크론급 기술이 필요한 1GD램급 이상에는 파장 1백93나노미터의 ArF(불화아르곤) 엑시머레이저가 사용될 것이라는 견해가 중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출하가 시작된 엑시머스테퍼는 KrF 엑시머레이저를 광원으로 하는 제품으로,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높은 관심 속에 수주가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스테퍼업체인 일본 니콘은 올해 엑시머스테퍼의 판매대수를 약 40대로 책정해 놓고 있다. 또 내년에는 그 4배에 해당하는 1백6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캐논도 판매대수와 관련해 정확히 언급한 바는 없지만, 올해 이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MD램의 시장급락으로 반도체업계가 차세대 64MD램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면서, 64MD램 회로의 미세한 부분을 형성하는 엑시머스테퍼 시장이 확립되기 시작했다. 스테퍼는 사진에서의 음영지에 해당하는 레티클(原版)을 축소투영렌즈를 이용해 웨이퍼상에 구워 넣는다. 이 때 사용되는 광원종류에 따라서 해상도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는 빛의 파장과 같은 폭의 선까지만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백56MD램 이후의 광원은 무엇이 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KrF보다 파장이 짧은 ArF 엑시머레이저(파장 1백93나노미터)로의 전환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즉 차차세대 D램인 1GD램급 이상의 광원으로 KrF가 적합하지 않다면 ArF 엑시머레이저로 대체해 나간다는 것이 스테퍼업체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ArF의 실용화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ArF에 대응하는 렌즈재료 및 레티클기술이 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엑시머스테퍼 시장을 위협하는 존재가 모습을 나타냈다. 반도체 시험장치 주요업체인 일본의 어드밴테스트가 후지쯔와 공동으로 전자광선(EB)를 투사해 직접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EB노광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이 제품은 선폭 0.13미크론까지 노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드밴테스트는 2백56MD램시대에도 미세한 부분에는 EB노광기술이, 그밖의 부분은 엑시머레이저기술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 엑시머의 한계와 관련해 스테퍼업계와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EB노광장치 이외에도 X선을 활용한 노광장치가 일부 업체에 의해 개발되고 있어 엑시머스테퍼 시장형성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기술인력문제 등을 고려, 현재까지 익숙해 온 제조기술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현재로는 기존 i선 스테퍼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엑시머스테퍼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엑시머스테퍼가 이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ArF로의 순조로운 전환, 레티클 등 주변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반도체회로의 고집적화 및 칩 크기의 축소와 더불어 미세한 회로를 형성하는 엑시머스테퍼기술은 올해 이후 한층 주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