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계유선방송업계의 행보에 케이블TV 및 정보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오후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열리는 중계유선방송협회 임시총회가 바로 그것. 일반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던 이들의 행사가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유는 이번 총회가 조직정비를 통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또한 이들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의 역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사실과 최근 케이블TV가 정보통신의 핫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사실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은 한때 난시청 해소와 맞물려 유선방송의 대표주자로 활동했으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종합유선방송을 강력 추진하면서 뒤쪽으로 밀리는 수모를 당해왔다.
더욱이 서울 등 대도시지역의 1차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공격적으로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온 데다 공보처가 내년 초 추진하는 2차SO가 폭발력을 갖게 되면서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껴왔다.
특히 2차SO지역 내 일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2차SO 참여의사를 타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중계유선 방송사업자들의 모임인 한국유선방송협회는 1차SO허가지역과 2차SO대상지역으로 나뉘는 등 사분오열 양상마저 보이는등 자생력마저 상실한 상태로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중계유선 방송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각성을 요구했다.머지않아 2차SO가 허가될 예정인 데다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의 전송망을 이용한 부가통신서비스 허용, 정보통신사업 진출 루트로서의 케이블TV 각광, 대기업의 중계유선에 대한 매입 등 주변정황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정황속에서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다시 한번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배해졌고,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내분으로 한참 동안 공석으로비워두었던 회장직을 선출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정비에 나서는 한편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향후 사업운영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은 이번 총회에서 응집된 힘을 표출해내지 않으면 더 이상 중계유선방송의 존립 근거마저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비장한 심정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총회의 핵심관건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내년 2월까지로 돼있는 전임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울 회장 등 임원진 선출과 정관개정 부분이다. 이번에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관은 이사 정원을 현재의 16인에서 50인으로 늘리고, 각 시도 지부장 아래 부지부장을 두는 등 조항을 개정하는 한편, 회장의 의결거부권과 임원 징계, 감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신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회장 선임 문제다. 서울 등 대도시 1차SO 허가지역의 중계유선사업자와 2차SO 허가대상지역의 중계사업자들까지 포괄해 잡음없이 협회를 이끌어 갈 인물을 선임해야 하는데, 그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는 소문이어서 과연 누가 선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다른 현안은 이번 총회에는 기존의 7백∼∼8백여 업체에 이르는 회원사중 지난 1월부터 6월까지의 협회비를 낸 3백여개 업체만 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총회를 개최해, 이로 인한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큰 숙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 총회는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이 살 길을 찾느냐, 그렇지 못하고 이대로 주저앉느냐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