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기업을 찾아서 (22);액티패스

통신부품 중에는 실제 국산대체가 가능하나 사용기피로 인해 국내생산 기반이 정착되지 못하는 품목이 적지않다. 마이크로파를 전송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금속관인 도파관도 이런 부품의 하나였다.

(주)액티패스(대표 박헌중)는 바로 이 도파관 응용부품을 유일하게 전문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92년8월15일 출범했다.

대영전자, LG중앙연구소, 에이스안테나 등에서 10년 이상 무선분야를 연구해 오면서 『이런 것까지 수입해야 되나』하는 의문을 줄곧 품고 있던 박헌중 사장은 92년2월 에이스안테나를 그만두고 부친 소유의 주택가 공터에 건평 70평의 작은 공장을 지으면서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액티패스의 첫 사업품목은 전자렌지의 마그네트론 시험기구용과 마이크로웨이브 전송장비용, 그리고 레이더용 도파관부품들이었다. 그러나 이 때만 해도 국산 부품의 품질을 믿지못해 사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고 시장 자체도 크지 않아 처음 1년반 동안은 월매출이 1백만원을 밑돌았다.

액티패스가 초창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찾은 품목이 방향성결합기, 필터 등 이동통신 기지국용 수동소자였다. 94년 말부터 생산해온 이들 수동소자는 지금도 전체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액티패스는 때마침 불어닥친 정보통신 열풍으로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일단 기반을 잡았으며 올해는 20억원은 무난할 전망이다.

액티패스는 최근 사업의 숨통이 트이면서 회사형태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경기도 화성군에 번듯한 공장을 지어 이전하는 등 제2창업의 길로 접어 들었다. 「액티패스 알에프 앤드 마이크로웨이브」라는 긴 회사이름도 「(주)액티패스」로 바꿔 제법 세련미를 갖췄고 연구소도 별도로 설립했다.

액티패스는 앞으로 사업영역을 도파관 및 이동통신용 필터류 이외에 각종 능동부품 및 통신시스템 등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회사이름 중에서 뒷부분이라 할 수 있는 패시브(수동)소자를 주로 생산했으나 앞으로는 액티브(능동) 소자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이와관련 최근 삼성전자의 선형전력증폭기(LPA)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LPA용 핵심부품인 정재파비검출기(VSWR검츨기)를 개발,공급했으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기지국용 중계기도 연말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이동통신용 수동부품 공급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기존 수동부품 중 첫 사업 품목인 도파관 매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S전자에 마이크로웨이브 전송장비의 상용시험용으로 도파관을 공급했고, 규격이 까다로운 군사용 레이더 도파관도 L社에 공급, 품질이 외제보다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내년에는 도파관 부품 매출을 전체매출의 20% 선으로 높일 예정이다.

박사장은 앞으로 수년간은 시장여건이 매우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통신시장 개방으로 외국의 통신장비 업체들이 몰려와도 부품은 국산을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0억원으로 책정하는 한편 위성추적시스템용 안테나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현재 18명인 직원을 올해안에 40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사를 설립,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방침이다.

박사장은 『오는 2000년에 매출 3백억원에 종업원 1백명 정도의 견실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