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한국IBM-한국HP, 전용시스템 선점경쟁 뜨겁다

IBM과 HP는 중형 컴퓨터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맞수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메인프레임을 제외한 중형급 국내 전용시스템 시장에서 최근 한국IBM이 한국HP의 전용시스템 시장잠식을 선언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IBM 전용시스템인 「AS/400」의 설계자로 알려진 프랭크 솔틱스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 「AS/400」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IBM은 전용시스템이라는 인식 때문에 유닉스 서버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AS/400」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유닉스에 버금가는 개방성이 확보된 64비트형 「AS/400」을 출시했다』고 설명하면서 『IBM은 이를 계기로 유닉스 서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특히 HP의 「HP3000」을 「AS/400」으로 교체하는 켐페인을 한국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이 특정 경쟁사의 특정 품목을 지목, 대체 켐페인을 벌이는 것은 매우 특히한 경우이다.

이에대해 솔틱스씨는 『IBM의 AS/400과 HP의 HP3000은 모두 고유의 운영체계를 갖고 있는 전용시스템이지만 IBM은 시스템에 대한 개방성 확대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 이제는 거의 유닉스에 준하는 개방성이 확보된 반면 HP3000시스템에는 이같은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보여 대체 켐페인을 벌이게 됐다』면서 현재 켐페인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HP의 정경원 컴퓨터시스템 마케팅 부장은 『중대형컴퓨터업체 간에 경쟁사의 기존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려하는 것은 일상적인 현상』이라며 『IBM이 자사의 HP3000을 대체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한국에서 HP3000 고객이 AS/400으로 돌아서 선 경우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장은 또 『현재 국내에는 약 1천5백여 고객에 2천대 정도의 HP3000기종이 보급돼 있는데 이중 대형 고객의 상당수는 최근 HP가 새로 선보인 64비트 시스템인 HP9000기종으로 시스템을 교체하고 있으며 나머지 고객들도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PA8000」칩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며 IBM이 추진하고 있는 켐페인의 성과를 일축했다.

『다만 HP는 가급적 고객에게 HP3000시스템 보다는 HP9000시스템을 권하고 있다』고 정부장은 밝혔다.

경쟁사 전용시스템 시장을 잠식하기위한 IBM의 공격과 이를 방어하기위한 HP의 수비전략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국내 전용시스템 패권쟁탈전이 연말시장을 한층 달구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