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ERP연구회 본격 출범

한국형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의 조기 기술력확보 및 ERP 패키지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한 상호 공동연구를 취지로 추진돼온 「ERP연구회」가 지난 22일 전경련회관 19층에서 첫모임을 갖고 CSG의 최영상 사장을 초대 대표간사로 선출하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시스템 통합업체, 외국 패키지 공급업체, 컨설팅업체, 국내 개발업체, 학계 및 연구계, 시스템 공급업체 등 국내 ERP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각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참여한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연구회의 향후 활동내용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여 ERP 열기를 실감케했다.

이날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현재 국내 ERP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으며 국내 업체들의 ERP에 대한 이해 부족과 공급업체들의 컨설팅 전문인력 부족, 세법을 포함한 각종 제도의 개선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대표간사로 선출된 CSG의 최영상 사장은 『현재 ERP에 대해 범국가적인 마인드 부족으로 턱없이 높은 구축비용이 지출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외화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아직 성공적인 구축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고 세법 등 제도 개선과 컨설팅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정보통신의 김동억 상무는 『일본에서도 ERP포럼이 구성돼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업계에서 거시적인 안목에서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 참가자와 임춘성교수, 신기태 교수 등은 『중소기업을 위한 정보화에 관심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ERP 패키지의 한국 토착화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모임은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국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ERP의 이해 당사자 대부분이 한자리에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현재 ERP 시장의 문제점 인식에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ERP연구회가 건실한 시장형성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향후 구체적인 연구회의 활동내역에 대한 토론에서 표출된 것처럼 각 참가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조금씩 차이가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연구회의 활동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됐다. 이 자리에서는 외국 패키지를 수용하면서 관련 패키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컨설팅 인력 양성을 위한 상호 공동노력을 주장하는 의견과 ERP 기술 축적을 통한 적극적인 한국형 패키지 개발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참가자 간에 대립돼 미묘한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날 모임에서는 ERP연구회의 향후 주요 활동내역에 대해 기본적인 지침만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의견을 모으기로 하고 토론을 마쳤다.

기본적인 활동 지침으로는 ERP 패키지의 정확한 분석과 이해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한 활용기반 확충, ERP 공급체제의 건실화, 국내 패키지 기술능력 제고로 한국형 개발 추진 등을 기본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각 분과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실무간사인 한국시스템통합연구조합의 송태의 부장은 『내달 중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중소기업형 ERP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2월경 일본의 「ERP포럼」과 공동 워크샵을 실시하는 계획을 첫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ERP연구회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일부 참가자들은 『최종사용자의 입장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순수 민간단체인 만큼 눈앞의 이해에 연연함으로써 장기적인 시장 활성화 계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밝혀 내부의견 조율의 시급함을 암시했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