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업계에 부는 칼스 열풍

최근 전자업계에 광속거래(CALS) 도입 열기가 뜨겁다.

CALS 시범업체로 지정된 LG전자를 비롯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3사는 이미 CALS를 도입, 제조공정을 단축하거나 상품 재고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으며 중소 전자업체들도 CAL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통상산업부가 최근 1백개 중소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방문, 조사한 「중소 전자업계 정보화 수준실태」에서 앞으로 CALS를 2년 안에 도입하겠다고 응답한 업체가 27.9%, 2년 후 도입하겠다는 업체가 58.1%에 달하는 등 전체의 86%가 CALS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중소 전자업체들이 이처럼 CALS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가 중소기업의 CALS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7대 도시에 전자상거래(EC)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내년까지 5백30억원을 별도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전자3사가 최근 CALS를 통해 공동으로 부품개발, 물류관리, 고객지원 서비스에 나서고 이와함께 중소기업들의 CALS 도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는 고무적인 소식이어서 이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볼 때 CALS는 앞으로 전자업체들의 새로운 전략경영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CALS는 군의 무기구입 및 군수지원을 전산화하기 위해 출발했지만 이제는 전산업분야 모든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폐기할 때까지 유지, 보수, 지원하는 의미로 확대돼 산업경쟁력 향상의 필수조건으로 등장했다. 그래서 CALS는 그동안 산업생산성 및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논할 때마다 항상 시급히 도입해야 할 산업기술 기반과제로 지적됐던 사안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시대에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고축소 및 원가절감을 기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이는 제품에 관한 전과정의 정보를 한 곳에 모으는 생산, 거래, 운영 통합정보시스템으로 가능하다. 제품에 관한 「모든 정보」라면 설계, 제조, 부품조달, 유통, 애프터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그야말로 한 제품의 탄생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으로 이런 정보가 한군데 모아지면 얼마나 편리하며, 반대로 산산이 흩어졌을 때 얼마나 불편한가를 상상하면 CALS의 중요성은 금방 이해된다.

CALS의 기본개념은 「한번 만들어진 자료를 첨단 디지털기술로 평소에 잘 관리함으로써 누구든지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내 한 그룹이 그룹내 기술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자료조사, 문서작성, 회의 등으로 인한 연구개발상의 손해가 연간 4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고려하면 CALS 도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CALS는 어느 기술혁명 못지않은 정보혁명으로 비쳐지고 있어 경쟁력 향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세기안에 정보교환이나 상거래를 포함해 국제적인 수출입업무 자체가 CALS를 통해 이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전자업계에 불고 있는 CALS 도입 열풍은 정보기술의 활용으로 통합화, 글로벌화돼 가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CALS 도입의 성공여부는 모든 정보자료를 표준화한 형식으로 통합하고 수록된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가입자가 많을수록 그 효용은 증대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 시스템에 눈을 뜬 전자업체들이 도입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표준화 동향에 맞는 우리나라의 산업표준을 빠른 시일내 마련해야 한다. 특히 CALS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보고속도로 건설계획과 불가피하게 연계돼야 하는만큼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CALS 도입을 추진하는 전자업체들도 나름대로의 시스템 구축보다 모든 동종업체가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CALS 도입을 지원하고 제반 기술정보를 서로 전자적으로 상호교환하는 공동협력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 전자업계가 구축한 CALS의 기능은 더욱 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