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가정에서는 유선전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절약의 지혜가 있었다. 전화를 오래 사용한다고 부모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요즈음 청소년들에게는 삐삐 하나 차고 있지 않으면 팔불출에 속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PC통신을 통해 하루에 컴퓨터 채팅 1,2시간을 하면 한달에 10만원 정도의 적지 않은 통신비를 지출하는 현상도 이제 놀랄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선, 후발 이동전화업체들간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일반 전화요금에 비해 무려 10배나 비싼 휴대전화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이렇다고 정보사회의 이기(利器)를 마냥 도외시할 수는 없다. PC통신이든 이동전화든 정보통신의 대중화시대는 이제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 풍속도의 한 단면이다. 오늘날 정보사회에서는 누가 먼저 정보에 접근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정부가 전화요금을 조정하면서 일반전화를 사용하는 PC통신요금이 인상되는 결과를 초래하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대단했었다. 통신속도 때문에 일반전화선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내전화 요금인상이 PC통신 이용자들에게 요금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이쯤되면 정부가 PC통신 이용 활성화를 위해 기술적인 면이나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도 설득력이 있을 까닭이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인터넷 보급 활성화를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자국내 모든 초, 중, 고등학교와 도서관을 인터넷과 연결시키기 위해 관련 통신서비스 요금을 90%나 할인해 주는 방안을 채택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FCC의 이같은 제안은 자국내 시외전화사업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이를 교육기관에 투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정보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기업이나 개인활동에서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문제는 새로운 시대변화에 대한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